25일 체육회장 후보자 등록 마감
이기흥vs유승민 강태선 등 야권 구도
단일화 필요성 공감하나 방식에 이견
한국 체육의 수장을 뽑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결국 다자대결로 펼쳐진다.
이기흥(69) 현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에 나섰고,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 없이 독자 행보를 택했다. 마감일인 25일 기준 이 회장의 대항마로 등록한 후보는 유승민(42)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BYN블랙야크그룹 회장),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5명이다.
이 회장의 3선을 막기 위해 '반이기흥 연대'를 형성했던 후보들은 두 차례 회동에서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단일화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이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출마 의사를 접고 강신욱 후보를 지지한 '부분 단일화'가 전부다. 안상수(78) 전 인천시장은 기존 후보들에게 단일화를 당부하며 불출마했다.
다자대결은 8년 재임 기간 전국의 체육계 인사를 만나 표밭을 다졌던 이 회장에게 유리한 판세라는 평가다. 탄탄한 지지층의 표를 흡수하고, 나머지 표가 경쟁자들에게 분산되면 당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21년 1월 41대 체육회장 선거 당시에도 이 회장은 46.35%의 득표율로, 표가 분산된 강신욱 후보(25.68%)와 이종걸 후보(21.43%)를 제치고 연임했다.
42대 체육회장 선거 역시 같은 양상으로 흐를 수 있어 야권 후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승민 후보는 "다른 후보자분들과 단일화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를 나눴다"며 "논의 과정에서 단일화 방식도 제안했으나 각 후보자가 품고 계신 신념과 비전 역시 명확한 만큼 단일화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를 존중하며, 그 뜻 역시 대한민국 체육을 사랑하는 열정에서 비롯됐음을 잘 알고 있다"며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그리기 위한 비전이다. 수많은 체육인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대한체육회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영인 출신 강태선 후보는 "체육회장은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돈을 투자해 서비스와 봉사를 해야 한다"며 "돈을 쓰려면 벌어야 한다. 기업은 돈 버는 기술자다. 체육회장은 누구든 경영인이 돼야 한다"고 완주 의지를 보였다. 다만 후보 등록을 마쳤더라도 판세를 보고 내년 1월 14일 선거 전까지 단일화를 위한 창구는 열어놓을 방침이다. 강태선 후보는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성사는 안 된 것 같지만 투표 전까지 끈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엇이 체육회를 위해 옳은 일인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업무 방해와 금품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정부와 수사 기관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직무 정지 처분에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이 회장은 "확정돼야 벌을 받는다"며 "조만간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26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선거 운동에 돌입하는 42대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무작위 추첨 선거인단 2,300여 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