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진보 대신 수익 기준 정의
14조원 투자 당시 계약서에 적시
생성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범용인공지능(AGI) 정의를 자체적으로 재정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소 1,000억 달러(약 147조5,1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AI 시스템'으로 합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AGI는 아직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통상 인간 혹은 그 이상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양사는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경제적 성과를 기준으로 AGI를 규정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기술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6일(현지시간) MS가 지난해 초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을 당시 계약서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두 회사가 기대 수익을 중심으로 AGI를 정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AGI의 구체적인 정의에 대한 의견이 전문가마다 분분한 가운데 AI 경쟁을 선도하는 두 회사가 어떻게 AGI를 보고 있는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원래 오픈AI에 30억 달러가량 투자했던 MS는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 바 있다.
AGI 정의는 두 회사의 향후 관계를 설정하는 부분에서 언급됐다고 한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계약서에는 '오픈AI가 AGI에 도달하면 MS는 오픈AI 기술 접근 권한을 잃게 된다'는 독특한 내용이 담겼다. MS는 투자 대가 중 하나로 자사 제품·서비스에 오픈AI의 AI 모델을 탑재하고 있는데, AGI가 실현되면 이 같은 협력이 중단된다는 의미다.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는 본래 비영리단체로 설립됐고, 'AGI가 개발되면 이를 전 인류에 이익이 되도록 활용하겠다'는 사명을 갖고 있었다"며 "AGI에 대한 MS의 접근을 차단한 것은 오픈AI의 지식재산권이 특정 대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것을 감안할 때 해당 계약 내용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망했다. MS가 오픈AI 기술 접근권 등은 아예 갖지 않고 투자액에 비례하는 지분만 가져가는 방안 등이 두 회사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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