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지구촌 매혹하다]
<1>아마존 넘어 얼타까지 스며들다-미국
미국 본진 한국콜마 북미기술영업센터
100개 넘는 색상에 온갖 용기 보유
맞춤형 서비스, 한국콜마 찾는 고객사
한국콜마 북미기술영업센터는 2022년 무렵 미국에서 유행을 탄 맑고 투명한 느낌의 '클린걸 메이크업'에 주목했다. 화장품을 많이 사기 시작하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 사이에서 일어난 현상이라 더욱 관심을 뒀다. 곧바로 현지 립스틱 시장에서 사각지대였던 립밤 개발에 들어갔다.
핵심 원료인 왁스 함량을 덜어내고 다른 재료를 적절하게 섞어 끈적임 없이 고급스러운 광을 내는 립밤 샘플을 들고 2023년 A업체를 찾아갔다. 한국콜마가 제시한 기술력과 시장성을 높게 산 이 회사는 계약을 서둘러 했고 매출 대박을 냈다.
K뷰티가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 발돋움하고 있는 밑바탕에는 국내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회사 라이벌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있다. 세계 최고의 화장품 제조 기술력을 자랑하는 두 기업이 생산·제공한 제품을 앞세워 국내 인디 브랜드는 해외 무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당당히 실력을 겨룬다. 심지어 K뷰티 인기 뒤에 한국 ODM사가 있는 걸 알아챈 해외 브랜드들이 앞다퉈 두 회사와 손을 잡고 있다.
그 최전선이 2024년 12월 찾은 미국 뉴저지의 한국콜마 북미기술영업센터와 코스맥스 미국 법인이다. 두 곳은 차로 5분 걸리는 4km 거리다. 여기에는 K뷰티를 이끄는 한국형 ODM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21년부터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 한국콜마는 2023년 3월 문을 연 북미기술영업센터를 통해 그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캐나다 시장을 총괄하는 북미기술영업센터는 현지 고객사에 화장품 아이디어 상담부터 개발·생산까지 단숨에 지원한다.
예컨대 센터 내 '칼라 아카이브'는 미묘하게 다른 색조 화장품의 색을 백 가지 넘게 보유하고 있어 고객사의 색상 결정을 돕는다. 화장품 용기를 총집합한 '패키지 라이브러리'도 고객사 반응이 좋다. 이곳에선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 이미지, 적정 가격에 따라 재질, 디자인마다 가격이 다른 용기를 추천한다. 또 스킨케어, 색조 샘플을 본 고객사가 제형 등에 대한 의견을 전하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즉석으로 내놓기도 한다.
K뷰티 열풍에, 미국 공장 확장
이처럼 한국콜마는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중심으로 한국형 ODM의 최대 장점인 맞춤형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 주문자 상표생산 부착(OEM) 방식 위주였던 미국 화장품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ODM 수요가 커지면서 한국콜마의 북미 사업도 탄력을 받았다. 한국처럼 미국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 인디 브랜드가 기술력·생산 시설을 갖춘 한국콜마로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고객사 증가와 K뷰티의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콜마는 현재 운영 중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공장을 올해 상반기에 2공장으로 확장한다. K뷰티 제품 중 미국에서 특히 인기 많은 자외선 차단제, 기초 화장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에스티로더 영국법인 대표 등을 지내고 2024년 7월부터 한국콜마의 글로벌 영업을 책임지는 필립 워너리 총괄은 "체계적인 생산, 고품질로 대표되는 K뷰티는 한국콜마에서 시작했다"며 "한국콜마는 혁신 제품을 내놓을 뿐 아니라 저처럼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오랜 경험과 넓은 인맥을 가진 세일즈 인력에도 투자를 많이 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