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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쿠르스크·동부 전선서 밀리는 우크라이나... “북한군, 나토 국경 나타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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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쿠르스크·동부 전선서 밀리는 우크라이나... “북한군, 나토 국경 나타날 수도”

입력
2024.12.30 17:08
수정
2024.12.30 17:24
0 0

우크라, '러 영향 경계' 서방에 지원 요청
전투 열세 직면... "후퇴나 항복 고민해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사망한 전우를 위해 지난달 21일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 지역에서 장례식을 거행하고 있다. 이르핀(우크라이나)=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사망한 전우를 위해 지난달 21일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 지역에서 장례식을 거행하고 있다. 이르핀(우크라이나)=AP 연합뉴스

올해 8월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공격으로 격전지가 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점차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이 지역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군이 파병돼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온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지 못할 경우 북한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경 앞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 '그림자 선단'은 복합적 위협"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2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지금 러시아를 멈춰 세우지 않으면 러시아 군복을 입은 북한군이나 이란의 대리 세력이 나토 국경 근처에 나타나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은 이미 유럽 영토에서 싸우고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누가 상상이나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을 향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실제 유럽은 최근 대(對)러시아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발트해에서 해저 전력 케이블이 손상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을 배후로 지목하고 조사에 나섰다. '그림자 선단'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을 위해 암암리에 운영하는 선박을 뜻한다. 나토는 그림자 선단이 의도적으로 유럽의 핵심 인프라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르마크 실장의 이날 언급은 국제사회를 향한 '러시아 견제 강화' 요청이다. 그는 "유럽 국가 및 나토가 국경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위협'의 위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핀란드에서 발생한) '그림자 함대'의 케이블 파괴 공작은 러시아의 유일한 위협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과감한 결정과 강력한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우크라, '러 쿠르스크 점령지' 절반 상실

우크라이나 117독립기계화여단 군인들이 지난 24일 도네츠크주 포크롭스크에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전 기도하고 있다. 포크롭스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117독립기계화여단 군인들이 지난 24일 도네츠크주 포크롭스크에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전 기도하고 있다. 포크롭스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서방 국가들의 도움을 촉구한 이유는 현재 주요 전선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쿠르스크는 러시아가 파병 북한군 약 1만1,000명을 포함해 5만 명 이상 병력을 배치할 만큼 필사적으로 탈환하려는 곳인데, 우크라이나는 한때 점령했던 지역의 절반가량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향후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 전체를 잃을 수 있다"며 "(미 당국은) 더 많은 사상자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쿠르스크에서 후퇴를 명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동부 전선에서도 러시아군의 '승전보'가 연일 울리고 있다. 같은 날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롭스크시 인근 노보트로이츠코예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포크롭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최근 몇 달간 러시아는 이 지역을 향해 계속 진군했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한동안 방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러시아군이 이곳(포크롭스크)을 포위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우크라이나군은 후퇴하거나 항복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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