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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예견'? 무안군 작년 '여객기 외벽 충돌' 훈련 영상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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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예견'? 무안군 작년 '여객기 외벽 충돌' 훈련 영상 재조명

입력
2024.12.30 15:30
수정
2024.12.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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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안전한국훈련
제주항공 참사와 경위 유사
"훈련 아니라 리허설 수준"

지난해 10월 26일 무안군 주관으로 실시한 2023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상황의 한 장면. 여객기 한 대가 랜딩기어 문제로 활주로에 불시착한 뒤 공항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 상황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29일 벌어진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와 유사했다. 안전한국훈련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지난해 10월 26일 무안군 주관으로 실시한 2023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상황의 한 장면. 여객기 한 대가 랜딩기어 문제로 활주로에 불시착한 뒤 공항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 상황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29일 벌어진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와 유사했다. 안전한국훈련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1년 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와 유사한 성격의 재난 훈련이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기가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문제로 활주로에 비상 착륙한 뒤 공항 외벽과 충돌해 발생한 화재 상황에 대비한 것이었다. 이번 사고 경위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에서 "참사를 사전에 예견한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3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무안군은 지난해 10월 26일 '2023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주관했다. 이날 훈련 주제는 항공기 사고 및 산불 대응이었다. 2005년부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 기관은 범정부 차원의 재난대응 역량을 기르기 위해 안전한국훈련을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랜딩기어 이상으로 착륙한 비행기, 외벽 충돌 가정

안전한국훈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당시 훈련 영상을 보면, 무안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던 가상의 여객기 '스카이항공사' 소속 B737 123편은 비행 도중 문제가 발생했다. 착륙에 필요한 랜딩기어 가운데 기체 뒤편 왼쪽 바퀴가 내려오지 않았다. 비행기에는 승객 100명이 타고 있었다. 한쪽 바퀴 없이 착륙한 비행기는 방향을 잃고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과 충돌했다. 비행기는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다. 소방이 화재를 진압했지만 사망 5명, 중상 10명, 경상 8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약 1,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수습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손된 기체 후미의 모습. 무안=강예진 기자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수습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손된 기체 후미의 모습. 무안=강예진 기자

훈련 영상 속 여객기는 29일 무안공항에 불시착한 제주항공 2216편과 상황이 비슷했다. 제주항공 사고기도 착륙 직전 랜딩기어 전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사고기는 결국 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화재를 일으켰다. 기종도 보잉 737기로 같았다. 다만 탑승자 181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곤 전원 사망했다는 점에서 훈련 때보다 피해 규모가 컸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재난 훈련이 아니라 사고 리허설 수준"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누리꾼은 훈련 영상 댓글에서 "(비행기 불시착 상황에서) 벽과 충돌할 게 예상이 됐으면 훈련할 게 아니라 (시설을) 교체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고 후 구조 훈련일 뿐 사고 막는 훈련 아니야"

누리꾼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 영상을 직접 촬영·편집했다고 밝힌 이는 댓글을 통해 "이번 사고와 비슷한 것은 우연일 뿐"이라며 "훈련 때는 활주로 끝 외벽이 아니라 건물 외벽에 부딪혔다는 설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활주로를 옆으로 벗어나서 공항 건물 외벽에 부딪힌 상황을 가정한 것이었으며, 훈련 내용도 '항공기 사고 후 화재 진압 및 구조'에 대한 것일 뿐 '사고를 막는 훈련'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2216편 참사 과정에서는 사고기가 외벽과 부딪치기 직전 충돌한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기는 활주로 끝에 있던 둔덕에 먼저 부딪치면서 충격을 받아 산산조각 났다. 둔덕에는 비행기 착륙을 유도할 때 쓰이는 안테나('로컬라이저')가 설치돼 있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이런 형태의 안테나 구조물이 국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돼 있고,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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