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 붕괴 이후 2년 만에 회복
외화 관객은 1,300만 명 줄어들어
내년 한국 영화 화제작 적어 ‘빨간불’
한국 영화 국내 관객 점유율이 2년 만에 50%대를 되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한국 영화 관객은 지난해보다 급증해 불황의 늪에 빠진 극장가에 구원자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올해 극장 관객 점유율 57.9%(29일 기준)를 차지하며 2022년 이후 2년 만에 점유율 50%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48.5%에 그치며 2011년(코로나19 대유행 2020~2021년 제외) 이후 처음 점유율 50% 선이 무너졌다.
한국 영화 관객 1,000만 명 급증
29일까지 한국 영화 관객은 7,088만 명이다. 지난해(6,075만 명)보다 1,000만 명 넘게 늘어난 수치다. 한국 영화 관객이 7,000만 명을 넘은 것은 2019년(1억1,562만 명) 이후 5년 만이다. 외화는 지난해(6,438만 명)보다 1,300만 명가량 급감한 5,145만 명을 기록했다. 외화 관객 급감은 전체 관객(1억2,233만 명)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1억2,513만 명)보다 300만 명가량이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불황에 시달려 온 극장가로선 외화 흥행 부진이 아쉬울 상황이다.
한국 영화 ‘빅3’의 활약이 돋보였다. ‘파묘’(1,191만 명)와 ‘범죄도시4’(1,150만 명)가 관객 1,000만 명을 각기 넘어섰고, ‘베테랑2’(752만 명)가 뒤를 받쳤다. 외화는 ‘인사이드 아웃2’(879만 명)만 흥행 강세를 보였다. 외화 흥행 2위 ‘웡카’가 353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대체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남겼다. 흥행 3위 ‘모아나2’의 관객 수는 333만 명이다.
전체 흥행 순위에서도 한국 영화의 약진, 외화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흥행 10위 안에 한국 영화는 7편, 외화는 3편이 포함됐다. 지난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외화는 5편이었다. 20위 안에는 한국 영화와 외화가 각각 10편씩 들어갔다. 흥행 20위 안에 든 외화 모두 미국 영화다. 지난해에는 외화 11편이 포함됐고, 그중 3편이 일본 애니메이션(‘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이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 담당은 “‘조커: 폴리 아 되’와 ‘듄: 파트2’ ‘글래디에이터2’ 등 유명 시리즈물이 관객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해 외화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얼빈’ ‘소방관’ 연말 흥행 몰이
2024년 한국 영화 최종 관객 점유율은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소방관’과 ‘하얼빈’이 연말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29일까지 ‘소방관’(4일 개봉)은 321만 명이 봤고, ‘하얼빈’은 238만 명이 찾았다. 지난 주말(27~29일) 관객 점유율은 ‘하얼빈’이 55.3%, ‘소방관’이 14.28%이었다.
올해 한국 영화가 흥행 전선에서 선전했다고 하나 내년과 내후년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 따른 극장 관객 감소로 상업 영화 제작 편수가 크게 줄고 있어서다. 국내 영화계 전통의 강자인 CJ ENM은 내년 ‘악마가 이사 왔다’(감독 이상근)와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2편 만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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