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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요' 논란 자초한 임영웅, 20일 만에 깬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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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요' 논란 자초한 임영웅, 20일 만에 깬 침묵

입력
2025.01.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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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지난해 12월 SNS서 정치적 무관심 지적한 팬에게 "뭐요" 답장 논란
20일 간 소속사·본인 입장 표명 無... '사실상 인정' 시선 속 콘서트서 첫 언급
"심려 끼쳐 죄송, 노래로 즐거움 드리겠다" 발언에도 분분한 여론

가수 임영웅이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연 공연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에서 노래하고 있는 모습. 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이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연 공연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에서 노래하고 있는 모습. 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의 침묵은 20일 만에 깨졌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예전 같지 않은 모양새다. 일약 스타덤에 올라 국내 가요계에서 내로라하는 대세 반열에 이름을 올린지 4년여 만에 직면한 최대 위기다. 자초한 위기인 만큼, 종전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오롯이 임영웅 본인의 몫으로 남았다. 임영웅은 이번 위기를 딛고 자신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가수 임영웅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경솔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임영웅 SNS, 온라인 커뮤니티

가수 임영웅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경솔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임영웅 SNS, 온라인 커뮤니티

임영웅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12월 7일 불거졌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 본회의를 통해 계엄이 해제되고,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등 정세가 급격하게 악화된 가운데 한 팬이 임영웅과 나눴다는 SNS 다이렉트 메시지(DM) 대화 내용이 확산되면서다.

최초로 DM 내용을 게재했던 누리꾼은 자신이 임영웅의 정치적 무관심을 비판하는 내용의 DM을 보냈다가 임영웅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DM 캡처 사진에는 임영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 시국에 뭐하냐"라는 누리꾼의 메시지에 "뭐요"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뒤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니냐"라는 비판에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반박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임영웅은 시국과 관련해 경솔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비판 여론을 맞닥뜨렸다.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과정에서 임영웅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임영웅 측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을 고수했다. 실제로 소속사 역시 수차례 이어진 본지의 연락에도 응하지 않으며 '연락두절' 상태를 이어갔다.

임영웅 측이 입을 닫으면서 해당 DM 내용의 진위여부 역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임영웅을 향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당초 임영웅 본인과 소속사 측의 입장 정리가 끝나면 공식적인 코멘트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들의 침묵은 무려 20일 동안 이어졌다. 해명 없이 장기화 되는 상황 속 일각에서는 "사실상 DM 내용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라는 시선이 나온 것도 이러한 대응 때문이다.

이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였다. 시국과 관련된 만큼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는 쉽게 진화되기 어려운 논란인데다, 침묵이 장기화 될 경우 '사실상 인정'이라는 시선 속 이미지 실추 역시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오기로 유명했던 임영웅이 정작 소통이 중요한 논란에는 입을 닫는 쪽을 택했다는 것도 의아했다.

이를 두고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시국과 밀접한 주제인 만큼 어떤 해명을 내놔도 임영웅에게는 독이 되는 상황 속 차라리 침묵을 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는 해명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견해를 완전히 배제한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하지만 임영웅의 침묵은 20일 째에 '강제로' 끝났다. 같은 달 27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임영웅 리사이틀' 공연이 예정돼 있었던 탓이다.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이자 수많은 팬들과 직접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그가 논란에 대한 언급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임영웅은 오프닝 무대를 마친 직후 논란을 에둘러 언급했다.

당시 공연에서 그는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가겠다"라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심경을 전하긴 했으나 직접적으로 논란을 언급하진 않은 만큼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긴 어려운 발언이었다. 실제로 해당 발언 이후 상당수의 사람들이 '임영웅이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라고 바라봤으나, 또 다른 팬들은 '인정이 아니라 억울한 논란에 대해 힘들었던 심경을 밝히고 팬들의 우려를 달랜 것'이라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오랜 침묵은 깨졌으나 여전히 진실은 임영웅 본인만이 아는 상황이다.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분분한 것도 그 때문이다. 논란의 진위여부에는 본인 역시 억울한 바가 있을 수 있으나, 사태를 키운 20일의 침묵은 분명 임영웅과 소속사의 선택이었다. 이같은 선택은 당분간 임영웅의 모든 언행이 대중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전과 사뭇 달라진 대중의 반응 속 임영웅의 행보를 향한 시선이 뜨겁다. 작금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임영웅이 보여줄 행보는 과연 무엇일지, 유심히 지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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