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美 주식 보관액 70% 불어나
전체 거래액 690조 원, 전년보다 85% 폭증
ETF 성장 이끈 것 역시 해외 자산 중심 상품
2024년 국내 투자자들의 선택은 미국 주식이었다. 거래액은 전년보다 80% 이상 폭증했고, 보관액 역시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다. 하반기 들어 더 활발했던 해외 투자는 새해에도 당분간 그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2024년 한 해(12월 27일 기준) 동안 미국 주식 2,478억6,286만 달러어치를 매도하고 2,583억7,762만 달러어치를 매수했다. 105억1,480만 달러(약 14조3,419억 원·연평균 환율 1,363.98원 기준)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수 결제한 것이다. 전체 거래액을 따져보면 5,062억4,050만 달러(약 690조5,018억 원)로, 전년보다 85.2% 폭증했다. 거래 건수(1,225만8,838건)도 19.7% 늘었다.
내국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사상 첫 1,000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총 1,146억1,627만 달러(약 156조3,343억 원)로, 연초(673억6,297만 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70.1%나 불어났다.
해외 투자 열기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뚜렷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935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30일 기준 173조2,000억 원으로 전년(121조1,000억 원)보다 43% 성장했다. 증가분을 뜯어보면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해외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해외 자산을 기초한 해외형 ETF 비중이 70%를 넘는 것이다.
국내 증시 부진은 투자자들이 떠나게 된 가장 큰 요인이었다. 미국 증시가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격차는 더 두드러졌다. 주로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기술 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졌고, 하반기 들어 원화 가치 하락세까지 겹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행렬은 가속화했다. 특히 11월에는 미국 월간 주식 거래액이 약 635억 달러(약 92조 원)로, 예탁결제원이 관련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해 미국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해외 투자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망이 불투명하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보며 고공비행 중이다. 단 상반기 저점을 지나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는 남아있다. '저가 매수'라는 유인이 명확하다는 뜻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본격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2025년 2분기를 증시 저점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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