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2, 3차례 인하 전망…3.0%→2.5·2.25%
이달 16일 새해 첫 금통위, 속도 조절 관건
경기 부양 위해 속도 냈다가 환율 자극 우려
3.0%. 더 내릴 것인가 잠시 멈출 것인가. 오는 16일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다. 고환율 압박을 감내하고 3연속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불씨부터 살릴지에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의 방향은 명확하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명시했다. 시장은 연내 2, 3회 금리 인하를 예측한다. 현재 3%인 기준금리가 연말 2.25% 혹은 2.5%로 내려갈 것이란 얘기다.
관건은 속도다.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1월 인하를 단행하면, 지난해 10, 11월에 이은 3개월 연속 인하 조치가 된다. 3회 이상 연속으로 금리를 낮춘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없었다. 경기 부양을 시급하게 보면, 1월 인하 확률을 높게 점친다. 씨티은행은 "한은은 계엄사태에 대한 안정적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한다"고 풀이했고, HSBC도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1월과 4월, 7월 3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나라 경제 성장의 빨간불은 켜진 지 오래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는데, 이후 12·3 비상계엄 선포로 한 달 사이 하방위험은 더 커졌다. 지난 2일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내려갔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내수 전망이 더 어두워졌고,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도 높아진 탓이다. 주요 경기 부양 수단인 재정 정책 확대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금리 인하를 압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빠른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 재정 정책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불안정한 정국 속에 결정은 미뤄지고만 있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쉽게 뽑아들 수 없는 건 고환율 때문이다. 지난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은 65.5원이 폭등했다. 1,468.4원(1월 3일 기준)인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까지 뚫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리 인하는 원화값을 떨어뜨리고, 자칫 더 오른 환율 부담을 서민들이 오롯이 지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은 물가 오름세 둔화, 가계부채 증가폭 축소, 경기 하방위험 확대에도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과 지난 2차례 연속 인하 효과를 점검할 것"이라며 1월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속도조절이 예고된 미국의 기준금리와 재정 확대 정책의 윤곽이 나온 후인 2월이 금리를 내리기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이달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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