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마감 3시간 전 다저스와 계약
3+2년 최대 2,200만 달러 도장
오타니 "환영합니다 친구야" 반겨
2루수 럭스, 유격수 베츠 주전 확정
테일러, 로하스 등과 백업자리 경쟁
키움 내야수 김혜성(26)이 2025시즌 월드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LA 다저스의 새 식구로 합류한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몸담고 있는 팀으로, 매년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을 갖췄다. 과거 박찬호, 류현진(한화) 등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다만 스타들이 즐비한 탓에 진짜 빅리거 꿈을 이루기 위해선 험난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계약 규모가 크지 않고,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어 ‘바늘구멍’이다.
김혜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마감 시한 3시간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했다. 다저스 구단이 4일(한국시간) 발표한 계약 내용은 3년 1,250만 달러(약 184억 원)로, 연 평균 312만5,000달러(약 46억 원)다. 이후 2년은 팀 옵션에 따라 연장할 수 있어 총 계약 규모는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다.
AP통신이 공개한 계약 세부 내용을 보면 김혜성은 메디컬테스트 통과 후 계약금 격인 사이닝 보너스로 100만 달러를 먼저 받는다. 2025시즌 연봉은 25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연봉은 375만 달러다. 3년 계약이 끝나면 다저스 구단은 김혜성과 ‘+2년 계약’ 실행 여부를 논의한다. 김혜성이 다저스를 떠나면 전별금 형태의 바이아웃 금액 150만 달러를 받는다. 연장 계약을 하면 2028년과 2029년 연봉으로 500만 달러씩을 받고, 매 시즌 500타석을 넘기면 50만 달러의 보너스도 챙긴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역대 9번째 한국 선수인 김혜성의 계약 규모는 앞서 키움 소속으로 진출했던 김하성(4+1년 3,900만 달러·샌디에이고), 이정후(6년 1억1,300만 달러·샌프란시스코)보다 작다. 메이저리그는 몸값이 즉 출전 기회다. 많은 금액을 받으면 주전 자리가 보장되는데, 김혜성의 연봉은 현실적으로 ‘백업 내야수’ 수준이다. 브랜던 곰스 다저스 단장도 “김혜성은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는 유틸리티 역할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다저스의 라인업은 일찌감치 정해졌다. 김혜성의 주포지션인 2루수는 개빈 럭스, 유격수는 무키 베츠가 주전이다. 백업으로는 내야와 외야를 오갈 수 있는 크리스 테일러와 내야 유틸리티 자원 미겔 로하스가 있다. 주전 중견수를 맡을 예정인 토미 현수 에드먼도 2021년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유격수, 2루수 모두 가능하다. 경쟁자들의 2025시즌 연봉도 김혜성에 비해 높다. 테일러 1,300만 달러, 에드먼 840만 달러, 로하스 500만 달러다.
쉽지 않은 백업 경쟁이지만 김혜성의 장점도 충분하다. 7시즌 연속 2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갖췄고, 4년 연속 3할 타율로 정교함도 입증했다. 수비도 2루수, 유격수, 3루수가 가능하며 좌익수로 뛰기도 했다. 또 계약 전 친분을 쌓은 오타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에드먼의 존재 역시 김혜성이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요소다. 오타니는 김혜성의 계약 소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글로 “환영합니다 친구야”라고 적었다.
김혜성이 생존 경쟁을 뚫고 빅리그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면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먼저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다저스는 3월 18일과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5시즌 개막전 ‘도쿄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와 2연전을 치른다. 김혜성은 지난해 ‘서울시리즈’에 앞서 열린 다저스와 연습경기에서 2루타를 때려 다저스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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