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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주년 전영록, 민해경과 첫 무대 "우리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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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주년 전영록, 민해경과 첫 무대 "우리를 잊지 말아요"

입력
2025.01.07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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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가요계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서 합동 콘서트

가수 전영록과 민해경이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콘서트를 앞두고 최근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가수 전영록과 민해경이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콘서트를 앞두고 최근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해경이는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었어요. 해경이가 노래하면 다른 가수들이 옆에 가서 구경하곤 했죠. 한 곡을 해도 완벽하게 소화했어요. 노래만 잘하는 게 아니라 춤도 잘 췄으니까.”(전영록)

“오빠는 10대의 우상이었어요. 영화도 하고 노래도 하고 작사, 작곡도 직접 했죠. 그 시대에 오빠처럼 다재다능한 만능 엔터테이너는 없었어요.”(민해경)

함께 무대 오르는 전영록·민해경

1980년대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스타 전영록과 민해경이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포문화재단 기획 레트로 콘서트 시리즈 ‘어떤가요’ 신년 특집 무대에 함께 선다. 수많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했던 이들이 단둘이 하나의 콘서트를 꾸미는 건 처음이다. 공연을 앞두고 최근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만난 둘은 “여러분이 보고 싶었던 얼굴,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는 마음으로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각각 가수 데뷔 50주년, 45주년을 맞은 전영록과 민해경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지만 출발은 서로 달랐다. 당대 최고 스타였던 배우 황해와 가수 백설희를 부모로 둔 전영록은 1973년 MBC 드라마 ‘제3교실’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먼저 데뷔한 뒤 1975년 ‘나그네 길’ ‘애심’이 담긴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국악예술고에서 고전무용과 가야금을 전공한 민해경은 1980년 제2회 ‘TBC세계가요제’ 국내 예선에 ‘누구의 노래일까’로 참가하며 정식 데뷔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10일 만난 가수 전영록과 민해경은 서울 마포아트센터 콘서트를 앞두고 "관객에게 과거와 추억을 드리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 마포구 서울마포음악창작소에서 10일 만난 가수 전영록과 민해경은 서울 마포아트센터 콘서트를 앞두고 "관객에게 과거와 추억을 드리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두 가수는 빠른 비트의 댄스 곡에서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1980년대 가요 차트를 장식했다. 전영록은 포크 곡 ‘나그네 길’을 시작으로 ‘그대 우나봐’ ‘내 사랑 울보’ 같은 발라드,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불티’ 등 뉴웨이브 댄스 록을 넘나들었었다. 종이학 접기 열풍을 일으킨 포크 발라드 ’종이학‘도 빼놓을 수 없다.

민해경도 발라드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보고 싶은 얼굴’ ‘그대 모습은 장미’ 등의 댄스 곡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민해경은 ‘란제리룩’이나 ‘시스루’ 의상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패션으로 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민해경은 “당시엔 가수가 메이크업과 의상 스타일링을 직접 해야 했다”고 했다.

'내 사랑 울보' '보고 싶은 얼굴' 등 히트곡

군부 정권의 억압과 규제가 여전하던 1980년대 활동한 만큼 웃지 못할 뒷이야기도 많다. “말을 안 듣는 가수였어요. 방송에서 의상 규제가 심하다 보니 리허설 땐 다른 옷을 입고 했다가 실제 방송에선 원래 계획했던 옷을 입고 나가기도 했죠. 한번은 방송국 본부장이 출연 전에 의상이 어떤 거냐고 묻기에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에요’라고 했다가 출연금지 당한 적도 있어요.”(민해경) “저는 헤비메탈 앨범을 내고 헤드뱅잉을 했다고 출연금지 당했어요. 새벽에 끌려가 마약검사까지 받았죠. 그러고 보니 이번 콘서트는 ‘말 안 듣는 가수들’ 특집이네. 하하”(전영록)

음악에만 집중했던 민해경과 달리 전영록은 배우 활동을 겸하며 영화 ‘돌아이’ 등의 히트작을 낳았다. 작곡가로 활약하며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김희애의 ‘나를 잊지 말아요’ 등의 히트곡도 쏟아냈다. 민해경이 발표한 ‘약속은 바람처럼’, ‘창가에 흐르는 세월’도 전영록이 쓴 곡이다. 이번 콘서트에선 각자의 히트곡을 8~10곡가량 부른 뒤 ‘약속은 바람처럼’과 ‘나를 잊지 말아요’를 듀엣으로 부를 예정이다.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점도 많다. “저녁 7시 반쯤 잠자리에 들어 새벽 4~5시에 일어난다”는 민해경과 “음악 작업을 하다 아침 7시쯤 잠든다”는 전영록은 서로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갖고 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전성기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또다시 상반된 답이 돌아왔다. “이제 마무리 단계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 바라는 건 없어요. 목소리가 지금처럼 나온다면 딱 5년만 더 한 뒤에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민해경) “전 팬데믹 기간이 너무 좋았어요. 음악 공부를 하면서 음원도 여럿 냈는데 그게 재밌었어요. 최근엔 신곡을 유튜브에 먼저 공개했는데 곧 정식으로 음원도 발표할 예정입니다.”(전영록)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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