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주 100년 넘은 적설량 기록 깨져
12만 명 이상 정전... 결빙으로 복구 지연
스키 타던 주민 1명 산사태 휩쓸려 사망
미국 중부와 동부를 '10년 만의 최대 폭설'이 덮쳤다. 최고 적설량 기록도 새로 쓰이는 가운데, 강풍과 한파마저 함께 찾아와 주(州)정부는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은 도로 결빙 탓에 복구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도 폭설 영향으로 항공편 운항이 무더기로 중단됐다.
미국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6,000만 명 이상이 겨울 폭풍 영향권 아래 있다"며 폭설 현황을 보도했다. 중부 평원 지역에서 시작한 폭풍은 6일 동부 해안가로 이동할 전망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중부 캔자스부터 동부 해안 뉴저지까지, 10개 이상 주에서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폭풍 영향권에서는 최대 시속 80㎞의 강풍에 더해 얼음비나 흙비가 내리고, 남쪽으로 이동한 제트기류로 인해 기온도 급락했다.
기록적인 눈보라와 함께 최고 적설량도 곳곳에서 기록되고 있다. 17.2㎝의 눈이 쌓인 켄터키주 렉싱턴에선 1979년 기록(7㎝)이 45년 만에 깨졌다. 19.5㎝의 적설량이 기록된 같은 주 루이빌에서도 100년 넘은 기록(1910년·7㎝)을 갈아 치웠다. CNN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최대 30㎝, 수도 워싱턴에는 최대 25㎝의 눈이 쌓일 것이라고 전했다. NWS의 상위기관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0년 만에 가장 큰 눈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풍에 따른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버지니아주에서 차량 충돌 사고 135건이 발생했고, 와이오밍주에서는 스키를 타던 주민 한 명이 산사태에 휩쓸려 사망했다. 중부에서는 이미 12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CNN은 "도로가 결빙될 경우 정전 복구 작업이 더뎌질 수 있고, 한파 속에서 난방 이용이 제한되면 치명적 상황도 닥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설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의 주정부는 6일 청사 문을 닫았고, 주민들에게도 '집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럽도 폭설로 인해 항공기 결항 등 혼선을 겪었다. 영국 맨체스터공항은 5일 오전 폭설 여파로 활주로를 일시 폐쇄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선 1,090편의 항공편 중 120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서도 68편이 결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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