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공무집행방해·내란 혐의로 경찰 입건
4일 1차 출석 요구에도 "엄중 상황" 불응
앞서 두 차례 참고인 조사... 이젠 피의자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7일 경찰의 두 번째 출석 요구에도 불응했다. 변호인이 선임되면 일정을 협의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저에 칩거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수사에 비협조하며 의도적 시간끌기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경호처는 이날 경찰의 박 처장 출석 요구에 대해 "변호인 선임이 안 돼 오늘 출석이 어렵다"며 "오늘내일(7, 8일) 중 변호인을 선임해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처장이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박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4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두 사람이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법 등을 근거로 협조 요청을 거부하며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호처는 "현재는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엄중한 시기로 대통령경호처장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은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버텼다.
박 처장은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이미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 처장은 계엄 3시간 전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삼청동 안전가옥으로 올 것을 요청한 인사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경호처의 필사 호위로 무산된 뒤 경찰이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물론 내란 혐의까지 더해 입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 처장이 다시 경찰에 출석하면 12·3 불법계엄에서의 역할도 추궁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전에 신중을 기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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