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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서 동시다발 대형 산불… "8만 명 대피 명령, 건물 1만 채 이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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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서 동시다발 대형 산불… "8만 명 대피 명령, 건물 1만 채 이상 위험"

입력
2025.01.08 18:39
수정
2025.01.08 21:5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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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당국 "발화 지점 최소 3곳"
'악마의 바람' 샌타아나 탓에 진화 곤란
시속 162㎞ 강풍에 진화 헬기도 못 떠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LA시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현재까지 8만 명 이상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LA시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현재까지 8만 명 이상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7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LA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8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산불이 1분 당 축구장 다섯 개 면적을 집어삼키는 속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진화 작업이 더딘 데다 최고 풍속 162㎞/h에 달하는 강풍까지 예보돼 불길은 더 크게 번질 전망이다.

동시다발적 산불에 '비상사태' 선언

미국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LA 서부 퍼시픽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일어났다. 곧이어 LA 북부 이튼 계곡과 북서부 실마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신문은 △팰리세이즈에서 약 11.8㎢ △이튼 계곡 인근에서 약 4㎢ △실마에서 약 2㎢ 등 총 17.8㎢가 불타고 있다며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불길이 급속도로 번진 건 돌풍 탓이다. 미국 CNN방송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대피로로 이용되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덮치는 바람에 대피하던 시민이 차를 버리고 도망가야 했다"고 보도했다. LA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시 소방국은 소방관 1,400명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도 캘리포니아주에 소방 보조금을 지급했다.

인근 지역 주민 8만 명을 상대로 대피령이 내려졌고, 불에 탈 위험에 처한 건물도 1만 채가 넘는다. CNN은 "LA 소재 주택과 회사 등 21만 가구에서 정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미 NBC방송은 LA 소방국을 인용해 25세 여성 소방관 한 명이 심한 머리 부상을 입었으며, 말리부의 한 식당에서도 화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강풍에 확산 빨라… 진화도 곤란

이례적으로 건조한 날씨와 계절풍도 화재를 키우고 있는 요인이다. 남부 캘리포니아는 우기인 겨울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5월 이후 LA의 강수량은 0.73㎝에 불과하다. 1877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적다"고 전했다. 설상가상 이미 말라붙은 지역에선 '샌타아나'라고 불리는 건조한 계절풍까지 불면서 불씨가 빠르게 퍼졌다. 이른바 '악마의 바람'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8일 오후까지 최대 시속 162㎞에 달하는 강한 돌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 때문에 소방 항공기 운항도 제한돼 진화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이비드 아쿠나 캘리포니아주 소방국 공보담당자는 CNN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오늘 중으로는 화재 진화 작업이 힘들다"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인근 피해... 배우들도 대피

이번에 가장 큰 불이 난 팰리세이즈 지역은 할리우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유명 배우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피하는 모습을 올렸다. 배우 제임스 우즈는 엑스(X)에 불타고 있는 인근 집 사진을 올리며 "걱정에 감사드린다. 무사히 대피했다"며 "집이 아직 멀쩡할 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CNN은 LA 출신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사저도 이번 팰리세이즈 화재 대피구역 안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자랑스러운 딸로서 산불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인들의 회복을 돕도록 행정부 차원에서 연락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에 체류 중으로,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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