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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엔 50억 기부, 학동 참사는 뒷전"… 유가족, 정몽규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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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엔 50억 기부, 학동 참사는 뒷전"… 유가족, 정몽규에 분노

입력
2025.01.08 18:48
수정
2025.01.08 18:50
0 0

유가족協 "추모 사업 출연금 집행
협의 소극적… 언론 플레이" 비판
피해자연대도 "우롱, 모욕" 맹비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021년 6월 10일 광주광역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를 표명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광주시 제공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021년 6월 10일 광주광역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를 표명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광주시 제공

2021년 6월 발생한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주택재개발사업구역 철거 건물(지상 5층 지하 1층) 붕괴 참사 유가족들이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 회장 때문에 단단히 뿔났다. 해당 재개발사업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하면서 축구협회에 5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유가족들이 "학동 참사 추모 사업에 내놓기로 약속한 출연금은 어떻게 됐냐"고 따지면서다.

학동철거건물붕괴사고유가족협의회는 8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데 비용(추모 사업 출연금)을 들이는 것보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비용을 들이는 것을 더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정 회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유가족협의회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유가족들과 민·형사상 합의를 이미 마쳤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던 종래 약속과 달리 출연금 집행을 위한 유가족협의회 측과 협의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초 추모 부지 확보 등 추모 사업을 지원하겠다던 현대산업개발 측의 약속이 학동 참사에 대한 당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였던 것이냐, 아니면 유가족들을 기만한 것이었느냐"고 따졌다.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직후 현대산업개발 측은 수차례 법적 책임과 별개로 '안전 가치'와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로서 희생자 추모 사업 부지 확보 등 추모 사업 필요한 출연금을 내놓기로 약속했다"며 "그러나 지금껏 시간만 지체할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이 붕괴하기 4시간여 전인 2021년 6월 9일 오전 11시 37분쯤 철거 공사 현장 모습. 건물 측면 상당 부분이 절단돼 나간 상태에서 굴삭기가 성토체 위에서 위태롭게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제공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이 붕괴하기 4시간여 전인 2021년 6월 9일 오전 11시 37분쯤 철거 공사 현장 모습. 건물 측면 상당 부분이 절단돼 나간 상태에서 굴삭기가 성토체 위에서 위태롭게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제공

재난참사피해자연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참사 피해자들의 피눈물이 섞인 호소는 외면한 채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위한 기부만을 우선시하는 정 회장의 행보는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를 우롱하고 모욕하는 처사"라고 맹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피해자들과의 약속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만 몰두하는 정 회장의 행태에 우리는 깊은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며 "정 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품격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주택재개발구역 건설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건물 잔해가 건물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 정차돼 있던 시내버스(운림54번)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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