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전철 밟나... 강신욱 체육회장 후보도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

선거인단 선정 절차·투표 조건에 문제제기
대의원 11명도 서울동부지법에 가처분 신청

강신욱(오른쪽) 단국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5일 경기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강신욱 후보 측 제공

제 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처럼 중단될 가능성이 생겼다. 후보자 6인 중 한 명인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와 일부 선거인단이 각각 법원에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다.

강 후보는 8일 서울동부지법에 체육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인단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정되지 않았고, 투표 조건 역시 평등하지 않게 설정돼 후보자의 피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로 진행된다. 그러나 강 후보 측은 10배수로 뽑은 예비 선거인단 중 2,244명을 추리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예비 선거인단에 등록된 정보가 실제 정보와 일치하지 않아 통지를 받지 못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비 선거인단에서 제외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선거 공고에 투표 시작과 종료 시각이 명시돼야 하지만,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투표 개시 선언으로부터 150분간만 진행돼 선거권의 본질을 침해했다고 봤다. 더불어 투표 장소를 올림픽홀 한 곳으로만 제한해 지방 소재 선거인단의 참여가 쉽지 않고, 수도권 선거인단 중심으로 투표기 진행될 경우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선거인단에 포함된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비롯한 11명의 대의원도 7일 서울동부지법에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이들 역시 투표 시간 제한을 선거권 침해로 규정했다. 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오전 9시~오후 5시)처럼 충분한 투표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가처분신청의 취지다.

법원이 강 후보와 대의원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체육회장 선거도 제 55대 축구협회장 선거처럼 투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허정무 축구협회장 후보는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비공개 △제대로 공고되지 않은 선거 일정·절차 △규정보다 21명 축소된 선거인단 통보 등을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이날로 예정됐던 선거가 전면 보류된 상태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