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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24조 원' 국내에 쏟아붓는 정의선 "국가 경제 발전 위해 할 수 있는 일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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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24조 원' 국내에 쏟아붓는 정의선 "국가 경제 발전 위해 할 수 있는 일 뭘까"

입력
2025.01.09 19:00
수정
2025.01.09 19:02
16면
0 0

국내에만 24조3000억 '역대 최대' 투자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36개" 예고
퍼펙트스톰 진단... 위기 극복 자신감 반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2025년 국내 투자에 적극 나선다. 역대 가장 많은 24조 원 가까운 투자를 통해 새 전기차 모델을 만들고 생산 거점도 늘리기로 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기업들마다 사업 확장을 자제하며 잔뜩 웅크린 상황에서 오히려 투자 규모를 늘리며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신차 공장에 12조 원 전격 투입

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앞.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앞.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 사업에 24조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해 투자 집행 금액(20조4,000억 원)과 비교해 19% 늘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자동차 업계도 격랑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변수 속에서 위기를 이겨낼 해법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신차 생산 시설 확충 등에 가장 많은 12조 원이 들어간다. 올해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데 큰돈을 쓸 계획이다. 지난해 경기 광명시에 기아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가동했고 올 하반기 화성시에 또 다른 이보 플랜트를 지어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를 본격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현재 건설 중인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의 가동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차세대 제품 등 연구개발(R&D)에도 11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 전기차 신형 모델 개발에 더 많은 힘을 실어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수를 21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기아도 2027년까지 15개 모델로 전기차 라인업을 꾸린다고 예고했다. 현재 현대차·기아가 시장에 내놓은 전기차 가지 수는 15개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분야에서도 내년까지 시제품 격인 'SDV 페이스 카(Pace Car)' 개발 프로젝트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 경쟁에서 대응하기 위해 8,000억 원을 전략 투자한다.



"위기일수록 투자, 체질 개선 나설 것"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액의 70%에 가까운 규모(16조3,000억 원)가 완성차 분야에 투입된다고 전했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 공법인 '하이퍼 캐스팅' 공장을 새로 마련하는 게 대표적이다. 단순히 공장을 많이 짓는 걸 넘어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나머지 계열사들이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등에서 나머지 8조 원을 쓴다.

트럼프 2기 출범과 내수 부진 등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조만간 한국 진출을 앞둔 중국 비야디(BYD) 등 신흥 경쟁사의 추격도 매섭다. 이번 투자가 위기 돌파를 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승부수나 다름없는 이유다. 정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내수 경기 및 업황 부진을 지적하면서 국가 경제를 위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자고 했고 그 결과 투자 계획 발표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일 신년회에선 올해 경영 환경을 '퍼펙트 스톰(복합위기)'이라 진단하면서도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마저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투자를 철회하는 시기에 나온 계획인 만큼 정 회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 투자와 끊임없는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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