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항공편 결항 160여 편·피해도 속출
한라산 누적 71.6㎝ 눈, 12일까지 눈 올 듯
밤 사이 제주도 곳곳에 눈이 날리면서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제주 도로 곳곳에 눈이 쌓이고 얼어 교통 불편이 이어지고 피해도 발생했다.
10일 제주기상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제주도 남부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산지와 중산간에도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또한 남부를 제외한 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도 발효 중이며 한라산 탐방로는 전면 통제, 중산간 도로들도 통제됐다.
대설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시간당 1㎝ 내외의 눈이, 한라산 서쪽지역에는 시간당 0.5㎝ 내외의 눈이 내려 쌓이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눈이 내려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같은 시간에 사제비 12.2㎝, 어리목 10.6㎝, 제주가시리 7.7㎝, 영실 6.7㎝, 한남 5.2㎝, 성산 5.1㎝, 한라산남벽 4.8㎝ 등이다. 누적 적설량은 한라산 사제비 71.6㎝, 삼각봉 66.7㎝, 어리목 22.0㎝, 영실 16.6㎝ 등을 기록했다.
남부를 제외한 도 전역에는 순간풍속 초속 20m 내외의 강풍도 불고 있다. 기온도 크게 떨어졌다. 일부지역은 영하권까지 내려가면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최저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다.
한라산 탐방로와 중산간 도로들도 통제되고 있다. 제주 1100도로와 5.16도로는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평화로와 번영로, 남조로, 산록도로, 첨단로 등은 소형 차량은 체인을 해야 갈 수 있다.
밤 사이 신호등이 부러지거나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6시 기준 강풍 및 눈으로 인한 피해 신고는 총 14건 접수됐다. 전날 밤 9시 27분 쯤 제주시 봉개동에서는 바람에 의해 신호등이 부러져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했다. 같은 시간 서귀포시 남원읍과 제주시 오라삼동 등에서 각각 보행자가 빙판길에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밤 7시를 전후해 제주시 이도이동과 화북이동, 연동, 서귀포시 중문동 등에서 차량이 미끄러졌다는 신고가 6건 접수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제주에는 눈이 계속 내리고 강풍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산지와 중산간, 남부지역에는 오는 12일까지 많은 눈이 내려 쌓이겠다. 해안지역에도 눈이 쌓이면서 빙판길 및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수 있다.
제주의 하늘길과 뱃길도 막히면서 발이 묶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거나 일정을 변경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김포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1118편이 사전결항하는 등 일부 항공편은 일찍이 취소됐다.
전날에는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항공편 165편(출발 80·도착 85)이 결항되기도 했던 만큼 결항편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남부앞바다와 남동연안바다를 제외한 제주도해상에는 물결이 최고 4m까지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다.
공항에서 밤을 지샜다는 관광객들은 "피난민처럼 공항 바닥에서 잠을 잤다"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측은 자체대책반을 구성, 공항에서 숙박하는 체류객에게는 경비인력을 배치하고 매트리스, 생수 등 생필품을 제공했다. 난방 및 편의점 등 각종 시설도 연장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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