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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현판 짓밟히고 곳곳 혈흔... 하루 사이 '쑥대밭' 된 헌법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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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현판 짓밟히고 곳곳 혈흔... 하루 사이 '쑥대밭' 된 헌법기관

입력
2025.01.19 17:00
2면
62 9

간밤 폭력 사태 흔적 가득한 서울서부지법
경찰, 차벽·바리케이드 동원해 전면 통제
지지자들 또 몰려와 불법 집회… 1명 체포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가운데 서부지법 정문 쪽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가운데 서부지법 정문 쪽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오전 9시에 찾은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밤새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참혹했다. 이날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 격분한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휩쓸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박살난 경찰 바리케이드과 깨진 법원 유리창, 바닥의 핏자국 등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하게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에도 법원 근처에서 미리 신고하지 않은 집회를 이어가려다가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인근 빌딩에도 쓰레기 봉투 쌓여

19일 서부지법 정문 앞 경찰 바리케이드가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서부지법 정문 앞 경찰 바리케이드가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서부지법은 하루 사이에 쑥대밭처럼 변했다. 정문 외벽 타일은 뜯겨져 나갔고 정문 앞에 설치된 근조 화환은 뒤엉킨 채 쓰러져 있었다. 후문에도 성한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1층 창문은 완전히 부숴져 내부가 훤히 보였다. 통째로 뽑힌 법원 현판은 찌그러진 채 위태롭게 난간에 걸쳐 있었다. 현판은 누군가에 의해 짓밟힌 듯 군데군데 검은 때가 묻어났다. 인근 빌딩에도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추라)' 구호가 적힌 손팻말, 담뱃갑, 페트병, 음료 캔이 뒤섞인 쓰레기 봉투 십여 개가 쌓여 있었다.

19일 서부지법 후문 쪽 외벽과 유리창이 박살난 모습. 박시몬 기자

19일 서부지법 후문 쪽 외벽과 유리창이 박살난 모습. 박시몬 기자

불법 폭력 사태를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성당에 가기 위해 외출했다는 주민 A(70)씨는 "시끄럽고 무서워서 일부러 법원 쪽을 피해 빙 돌아서 가고 있다"고 했다. 법원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9)씨는 "원래 오후 9시까지만 장사하는데 어제는 계속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오후 11시까지 운영했다"면서 "돈을 안 내고 도망친 사람도 많았는데 무서워서 한마디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경찰 미신고 집회 강력 통제

19일 서울서부지법 후문 현판이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서울서부지법 후문 현판이 파손돼 있다. 박시몬 기자

경찰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법원을 버스 차벽으로 둘러싸고 기동대 17개 부대를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 태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극성 지지자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법원 정문 오른쪽에 있는 '공덕 소공원'에 모인 이들 30여 명은 바리케이드 너머 경찰관에게 "한국 경찰이 아니라 중국 공안이다. 창피한 줄 알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현장을 촬영하는 취재진에게 "어디 소속이냐"고 묻거나 욕설을 퍼붓다 경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어젯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법원을 찾았다는 김모(39)씨는 "영장 자체가 위조"라고 주장했다. 배모(20)씨는 "우파들은 계속 평화 시위를 하려고 했는데 경찰이 방패로 시민들을 때렸다"면서 "법원을 부순 건 일부가 흥분해서 섣부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아 했다.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인근에서 손팻말을 든 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인근에서 손팻말을 든 채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오후가 되자 집회 인원은 150여 명으로 더 늘어났다. 이들은 1시부터 '대국민저항권 선포' 집회를 개최했다. 관할 경찰서에 미리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 경찰이 강제 해산하려 하자, 흥분한 남성 1명이 바리케이드를 향해 달려들었다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가 "지금부터 불법 행위에 대한 채증을 시작하겠다"고 공지하자 20분 만에 집회는 중단됐다. 지지자들은 대신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으로 행진하며 "부정선거 검증하라" "윤석열을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최현빈 기자
이유진 기자
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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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0 / 250
  • 이석배 2025.01.19 18:05 신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마음에 안 들어도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행해지는 폭력행위는 절대 안 된다. 다수 국민에게 절대 지지를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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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0 2025.01.19 19:17 신고
    윤석열 지지자들 수준이 그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민노총, 짱깨, 빨갱이들과 다를 바 없다는게 지들 손으로 밝혀졌죠? 빨갱이는 싫지만 누구보다 빨갱이다운 짓 하면서 본인들만 모름 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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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ead01 2025.01.19 20:19 신고
    원래 무전취식하고 사람 공격하고 싶고 물건 부수고 싶은 그런 것들이 지들같은 정치인 지지하는 거지. 끼리끼리 잘들 모였다. 제발 다 가둬서 절대 내보내지마라. 저렇게 폭력적인 것들은 민주사회의 시민이 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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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길산 2025.01.19 17:13 신고
    이나라에는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헌법기관이 없다. 잘 때려 부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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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새우튀김 2025.01.19 21:27 신고
      와 헌법기관 파괴 옹호자다 내란옹호자 신고캡쳐 ㄱㄱ
    • shead01 2025.01.19 20:20 신고
      당신이 이 나라와 안맞는 게 아닐지. 독재국가를 원하시는 것 같은데 중국러시아북한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 민주민주1 2025.01.19 18:51 신고
      오~ 본인 댓글에 대한 책임질 자신이 넘치시나 보다
  • moogu2 2025.01.19 17:54 신고
    민노총이 집회에서 개판칠때 이렇게 보도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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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새우튀김 2025.01.19 21:26 신고
      ㅋㅋㅋㅋㅋ누가 보면 민주노총도 법원 부순줄 알겠네 엌ㅋㅋㅋㅋㅋㅋ 현실은 느그들이 폭도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JYK3407 2025.01.19 18:29 신고
    천대엽 법원은 "법치운운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이나라가 어디 공산전체주의 국가 인가? 대한민국 법원 당신들이 공명정대한 법집행을 하지못해 난 사달인데 그 썩어빠진 주뎅이로 법치운운하는 것인가?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불공정한 잦대로 국민을 무시하는 법원의 작태를 우리 국민들은 용서치 못할것이다. 천대엽!! 법치가 죽은것은 법원 당신들이 공정치 못한 이유가 아닌가? 법원은 법치운운할 자격조차 당신들 스스로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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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FK 2025.01.22 09:25 신고
      입닥쳐 빨갱이
  • 나이스가이lee 2025.01.19 20:10 신고
    정치판사들이 범죄자 이재명을 구속안하고 정치생명을 연장시켜서 이런 불상사가 야기된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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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ya 2025.01.19 18:56 신고

    이재명 눈치만보는 진보좌파 들만 가득한곳이 거긴데
    정말잘했다 박수 법은무슨법 재명이 마음대로 만드는것이 법인데
    이현령 비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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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FK 2025.01.22 09:27 신고
      빨갱이가 주둥이만 살았네. 윤석열은 김정은 침대 파트너인데 무슨 헛소리를
  • 왕새우튀김 2025.01.19 21:23 신고
    법원 점거한 극우 폭도들은 경찰더러 중국 공안이라고 하고 인터넷에서는 그런 극우 폭도들보고 중국인이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똑같은 것들끼리 잘들논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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