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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한 이두현 비보존 회장 "이르면 6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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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한 이두현 비보존 회장 "이르면 6월 출시"

입력
2025.01.30 15:00
4 0

중등도 이상 통증용 비마약성·비소염성 약물
전략 바꾸고 팬데믹 극복하며 20년여 만 성공
"출시되면 마약성 진통제 30~40% 대체 예상"
'수술 전 투약'으로 진통제 패러다임 전환 목표

지난달 서울 성동구 비보존제약 사무실에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지난달 서울 성동구 비보존제약 사무실에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신약 '오피란제린'이 의료 현장에서 본격 처방되면 기존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을 30~40%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수술 후 통증용으로 허가됐는데, 향후 화상 등 다른 통증에도 쓸 수 있게 할 계획이에요."

최근 서울 성동구 비보존 사무실에서 만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은 오피란제린의 비즈니스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비보존이 개발했고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오피란제린은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쓰는 세계 첫 비마약성·비소염성 진통제다. 펜타닐 같은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이 심각해지면서 의료계는 중독성 없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이 회장은 "6~9월 중 국내에 출시하고, 해외 수출과 기술이전 논의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발에는 난관이 많았다. 이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맡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시장엔 비관론이 팽배했으나, 그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약물이 체내에서 여러 경로로 작용하도록(다중 타깃 방식) 전략을 바꾼 다음 바이오벤처를 창업했다. 새 전략으로 만든 후보물질로 미국에서 2013년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순탄하던 임상은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됐다. 3상에 실패한 2019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미국 임상이 막혔다. 이 회장은 한번 더 전략을 바꿨다. 2022년부터 임상 설계를 변경해 국내에서 3상을 마친 것이다. "국내 의료진은 투약 시간을 놓치는 실수가 미국보다 훨씬 적었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비보존제약 사무실에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지난달 서울 성동구 비보존제약 사무실에서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 회장은 오피란제린의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에서 요통이나 화상 통증, 신경병성 통증 환자 임상을 진행 중이고, 수술 후가 아니라 전에 투약하는 방식으로 진통제의 패러다임 전환도 준비 중이다. 미국 3상에도 재도전할 방침이다. 지금은 주사 형태인데, 먹는 약으로도 변형할 계획이다.

오피란제린은 38번째 국산 신약이다. 대부분의 국산 신약이 작용 원리가 비슷한 '계열 내 신약(베스트 인 클래스)'으로 분류된지만, 오피란제린은 신기술이 담긴 '혁신 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으로 인정받는다. 혁신 신약 개발을 완료해본 경험은 바이오기업으로서 독보적인 강점이다.

또한 오피란제린에 활용한 다중 타깃 개발 방식을 다른 신약에 적용하는 시도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동맥경화증, 파킨슨병, 노인성 치매 치료제를 차기 후보물질로 점찍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접근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물질들이 주로 중추신경계 질환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새로운 개발 대상을 선정 중"이라며 "우수한 장비와 연구진, 개발 경험을 토대로 계속해서 혁신 신약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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