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보고 사는 차, 오프라인 선호
안경, 미국선 저렴하게 온라인 판매
주류는 전통주만, 온라인 구매 저항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P 연합뉴스](/images/Default-Image.png)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 스토리를 담은 책 제목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처럼 온라인은 안 파는 게 없는 '만물상'이다. 아마존만 보면 현대차가 미국에서 7일(현지시간)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자동차, 안경, 술 등 해외 온라인을 통해 살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게 여럿 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재화 중 집 다음으로 비싼 게 자동차잖아요. 이걸 온라인에서 팔면 매출이 껑충 뛸 거예요." 아마존에서 자동차 판매가 이뤄지는 걸 보고 한 국내 이커머스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이 관계자의 바람과 달리 자동차를 국내 온라인에서 팔긴 쉽지 않다.
우선 자동차란 상품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자동차는 가장 저렴한 경차만 해도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고가라 구매 의사가 있다면 대리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 가 직접 보고 만져보고 타보는 게 일반적이다. 신선식품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보다 잘 팔리는 이유와 비슷하다. 이커머스, 온라인몰에서 선뜻 구매를 결정할 소비자가 적다 보니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굳이 온라인 판매를 할 요인이 떨어진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한국과 다른 점도 봐야 한다. 아마존은 현대차가 아닌 딜러가 자동차를 판매하는 구조다. 자체 판매 차량을 차고에 이미 갖추고 있는 딜러는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출고할 수 있다. 빠른 배송이라는 온라인의 장점을 훼손시키지 않는 셈이다. 반면 한국은 주문 후 제작 시스템이라 만약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더라도 대리점에서 살 때와 마찬가지로 차량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게티이미지뱅크](/images/Default-Image.png)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판매를 향한 자동차 대리점 직원 등 노동조합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판매가 자리 잡을수록 이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차도 국내 온라인에서 파는 차종이 있긴 하다. 2021년 출시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에 한해 실험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해봤다. 다만 이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차종을 더 넓히고 있진 않다.
대리점 구매에 익숙한 소비자, 노조 등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면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는 넘을 산이 많다. 하지만 핵심 소비 공간으로 굳어지고 있는 온라인에서 자동차 판매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내에서 이미 테슬라 등을 비롯해 여러 수입차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이다.
안경, 주류는 아예 온라인에서 구할 수 없다. 법적으로 판매가 금지돼서다. 도수 있는 안경, 돋보기안경, 도수가 없는 컬러 콘택트렌즈 모두 안경점에서만 판다. 안경을 의료기기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등 해외에선 안경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소비자가 처방전을 올리고 안경테를 고르면 집까지 배송해 주는 미국의 '와비파커'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안경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온라인 사업자는 물론 젊은 안경사들로부터도 나오고 있다.
주류 역시 다른 주요국처럼 온라인 판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주류는 다른 품목보다 온라인 판매에 대한 저항이 더 강하다. 현재 전통주만 팔 수 있는 가운데 온라인 판매를 전 주종으로 넓히면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가 많아질 수 있다는 게 반대파의 주장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은 2024년 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주류 소비·판매 규제가 악해 주류 접근성이 비교적 높은 국가"라며 온라인 주류 판매가 한국에선 알맞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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