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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상공서 여객기·군헬기 충돌… 탑승객 67명 전원 사망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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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상공서 여객기·군헬기 충돌… 탑승객 67명 전원 사망 추정

입력
2025.01.30 19:11
수정
2025.01.31 00:55
1면
0 1

여객기에 64명·훈련 중 헬기에 군인 3명 탑승
구조에서 수습으로 전환... 사망자 28명 발견
16년 만에 발생한 미국 민간 여객기 사망사고

미국 워싱턴 소방대원들이 30일 새벽 여객기·군헬기가 추락한 포토맥강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 자회사 PSA 항공의 여객기와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전날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상공에서 충돌한 뒤 포토맥강에 불시착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소방대원들이 30일 새벽 여객기·군헬기가 추락한 포토맥강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 자회사 PSA 항공의 여객기와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전날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상공에서 충돌한 뒤 포토맥강에 불시착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 상공에서 소형 여객기와 군 헬리콥터가 충돌한 뒤 인근 강에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자 67명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 16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여객기 참사다. 야간에 사고가 발생한 탓에 강물 속이 잘 보이지 않아 초기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얼음이 얼 정도로 수온이 낮아 생존 가능성이 더욱 희박했다는 분석이 많다.

여객기에서 시신 27구·헬기에서 1구 수습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존 도넬리 워싱턴 소방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밤 발생한 여객기·군헬기 충돌 사고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밤새 이어진 생존자 구조 작업은 시신 수습 작업으로 전환됐다. 사고 여객기는 세 동강이 난 채 강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 5342편 여객기와 군용 헬리콥터 블랙호크는 전날 오후 9시쯤 워싱턴 레이건 공항 상공에서 충돌한 뒤 근처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캔자스주(州) 위치타에서 워싱턴을 향해 출발한 5342편 여객기는 사고 당시 착륙을 위해 레이건 공항으로 하강하고 있었고, 헬기는 비행 훈련 중이었다.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이,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 인력 300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밤이라 강물 속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물 위에 얼음까지 떠 있어 초기 수중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30일 오전 7시 30분까지 시신 28구가 수습됐다. 도넬리 청장은 "시신 27구는 여객기에서, 1구는 헬기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소방대원들이 여객기·군헬기가 충돌 후 불시착한 포토맥강에서 30일 새벽 탑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소방대원들이 여객기·군헬기가 충돌 후 불시착한 포토맥강에서 30일 새벽 탑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언론은 항공기 추락 이후 생존한 탑승자가 있었더라도 물속에서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고 당시 포토맥강 수온은 영하 2도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30분만 물속에 있어도 저체온증이 올 것"이라고 짚었다.

탑승객 중 일부는 미국과 러시아의 전현직 피겨 선수들이었다.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탑승한 선수들은 위치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전미선수권대회 이후 진행된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예브게니아 시슈코바, 바딤 나우모프 부부와 아들 막심도 사고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충돌 직전 "여객기 피해 지나가라" 관제사 지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다만 충돌 직전 헬기에 여객기를 피해 지나가라고 지시하는 관제탑 음성이 공개돼 사고 당시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관제사는 충돌 30초 전 헬기에 "CRJ(사고 여객기)가 보이느냐" "CRJ 뒤로 지나가라"고 안내했다. 헬기는 "CRJ가 보인다. 시각적 분리를 요청한다"고 답했지만, 불과 13초 후 여객기와 충돌했다. 이후 관제탑은 "활주로 접근 구역에서 충돌이 발생해 모든 여객기 운항이 무기한 정지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관제탑 교신 내용을 언급하며 "헬기가 방향을 바꿨다면 막을 수 있던 사고"라고 비판했다. 또 "왜 헬기가 고도를 바꾸거나 선회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사고 당시 여객기와 헬기는 모두 정상적인 경로로 운항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헬기와 여객기가 상공에 함께 있는 것은 흔한 일이고, 사고 여객기와 헬기의 경로에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30일 여객기·군헬기가 충돌 후 추락한 미국 워싱턴 포토맥강 뒤편으로 미국 의회 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AP 연합뉴스

30일 여객기·군헬기가 충돌 후 추락한 미국 워싱턴 포토맥강 뒤편으로 미국 의회 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번 참사는 미 항공 역사상 최악의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민간 항공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09년 50명이 숨진 콜건 항공 사고 이후 16년 만이다. 더피 장관은 "모든 미국인은 비행기를 탔을 때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며 "정부는 진실을 찾을 때까지 (조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성적인 관제사 인력 부족이 사고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NYT는 "2023년 7월에만 미국에서 최소 46건의 항공기 충돌 위기가 있었다"며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관제사들의 실수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NYT는 또 "16년 무사고 기록이 조종사·관제사 부족 등 항공 안전 시스템의 구멍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가려 온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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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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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배 2025.01.30 20:04 신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에서 대형참사가 일어 나지 않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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