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만류에도 '민원의 날' 마련
함께 고민하는 의견 교류의 '장'
미래세대 위하는 정치가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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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동 엑스포 아파트 민원의 날 행사에서 민원인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는 황정아 의원. 황정아 의원 제공
지난 총선에서 약속했던 공약 중 하나가 월에 한 번씩 직접 주민들을 찾아뵙고 민원을 듣는 것이었다. 그렇게 '찾아가는 민원의 날'이 시작되었다. 동별로 민원의 날을 준비하면서, 미리 각 동의 주민자치회,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동대표회 등을 찾아, 협의를 통해 일정과 장소를 결정했다. 한 달여 전부터 공지를 통해서 주민 민원을 수집한다. 아파트 단지라면 아파트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있게 마련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 일정을 공유하고, 미리 민원을 생각해서 당일 직접 말씀을 하시든지, 혹은 서면으로 받는다.
처음 시작했을 때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놓고 민원을 받아서, 그 많은 민원들을 어떻게 다 해결할 것인가.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해결이 되지 않았을 때의 원성은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런 이유로 정치인들이 일방적 민원을 듣는 장을 여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일반인들은 평상시 국회의원을 대면으로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흔하지 않다. 그리고 각자의 삶에서 누군가 해결해 주길 원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누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일단 문제를 꺼내놓고 나서 함께 방법을 찾아나가면 될 일이다.
당일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민원들이 많이 쏟아진다. 법이 필요하거나 큰 예산이 필요한 일도 있다. 관계 부처, 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하는 복잡한 일들도 많다. 아파트 경로당에 식기세척기를 설치해 달라는 비교적 가벼운(?) 민원도 있다. 사실 이런 민원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금방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나에게 읍소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 불편했던 부분들을 서로 인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내기도 한다. 그러니까, 민원의 날은 주민들의 의견을 교류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동별 현안들을 정리해서 구청에서 할 일, 국회에서 할 일, 시·구의원이 할 일 등으로 분류하고 일을 진행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일이 해결되면 다시 진행 경과를 피드백하는 보고회도 개최한다. 어떤 일은 빨리 해결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걸리고, 주민들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계시기에 진행 상황을 계속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연구자였을 때 했던 인터뷰가 최근 책으로 출판되었다. 작가님은 내 책상 아래 놓여 있던 편한 운동화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언제든 달려 나갈 준비가 되어 있던 나의 운동화. 그리고 국회의원이 된 나는 여전히 아주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는다. 언제 어디서든 분초를 다투며 움직여야 하는 일이 많아서 그렇다. 국회에서도 많은 회의가 있고 지역구에서도 바삐 뛰어다녀야 해서 이제 발이 불편하고 모양만 예쁜 구두를 신는 건 더 힘들어졌다.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지금은 맡겨진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이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가가 되라는 덕담을 경로당에서 어르신이 해 주셨다. 당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 일해 달라는 말씀이셨다. 내가 국회의원이 된 이유도 같은 이유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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