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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선언한 이재명, 노동계 반발하는 ‘반도체 주 52시간 예외’ 수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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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선언한 이재명, 노동계 반발하는 ‘반도체 주 52시간 예외’ 수용하나

입력
2025.02.01 10:00
N면
3 2

'반도체 R&D 인력 주 52시간 제외' 특별법
"경쟁력 위해 특근 필요" vs "경영이 문제"
"근로기준법 무력화 위험" 노동계 반대 속
2월 분수령…이 대표 좌장으로 3일 토론회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딥시크 여파로 한국 반도체 주가의 대표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9%대, 2%대 급락하고 있다. 뉴스1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딥시크 여파로 한국 반도체 주가의 대표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9%대, 2%대 급락하고 있다. 뉴스1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논의가 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재계 요구를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두고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한다'며 강력히 반대해왔고 민주당도 유보적 태도였으나 최근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여야 합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 경쟁력 약화가 '주 52시간' 때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도체 산업 종사자의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을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며 "2월 국회에서 반드시 반도체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법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11월 당론으로 발의한 것으로 정부의 직접 보조금 지원, 반도체 R&D 인력 주 52시간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이 골자다.

재계 등 법안 찬성 측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에 매진하려면 노동시간 유연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근거로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사례가 자주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도전을 받던 TSMC가 2014년 R&D 인력 400여 명을 3교대로 24시간 돌리는 '나이트호크 부대(夜鷹部隊)'를 만들었고, 프로젝트가 성공해 삼성전자가 가져갔던 애플 공급 물량을 탈환해왔다는 일화다.

하지만 현 반도체 기업 위기의 원인을 '주 52시간'에서 찾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반박도 많다. 지금도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철야 근무'가 허용되며, 무조건 장시간 노동을 시킨다고 해서 회사 실적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경영 실패나 혁신이 사라진 조직 문화 등을 부진 원인으로 짚는 목소리도 크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2024년 10월 말까지 반도체 R&D 목적으로 특별연장근로를 총 22건 신청해 모두 승인받았다. 이를 통해 1,000여 명이 총 43만 시간 특근을 했다. 반면 최근 실적이 좋은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한 적이 없었다. "반도체 기업 위기는 근로시간과 무관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도체 R&D 인력을 주 52시간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면 노동시간 규제 체계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혁진 금속노조 정책부장은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유례없고 이례적인 예외를 설정한다면 다른 산업, 다른 직무와의 차등규제 논란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그래픽=신동준 기자


민주당,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수용할까?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특허 소위원회 회의에 반도체 특별법 등 관련 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특허 소위원회 회의에 반도체 특별법 등 관련 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뉴스1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건강권 침해 등을 이유로 법안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한국노총은 "별도의 법률을 통해 노동시간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는 것은 강행 법규인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형해화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도 "반도체 산업 위기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경영전략 실패에 원인이 있다"며 "노동시간 연장이 아닌 경영전략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주 52시간 면제' 조항에 반대 입장을 취해 온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가 '실용주의 성장론'을 띄우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민주당은 2월 3일 오전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어떻게?'라는 이름으로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열고, 반도체 기업 노·사로부터 각각 찬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토론회 좌장으로 나선다. 이 대표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인 입장은 실용적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라며 면제 조항 수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 같은 기류 변화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장시간 노동을 철폐하고 주 4일제를 추진한다던 민주당 역시 이 대표가 직접 좌장을 맡아 관련 정책 디베이트를 개최하는 등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토론회 당일 국회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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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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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준 2025.02.01 10:52 신고
    대국민사기극을펼치나 이번 반도체법을보면알것이고,사기극이라도 반도체법 통과하도록 해야한다
    0 / 250
  • 로렌츠 곡선 2025.02.02 21:22 신고
    〔블로그 칼럼〕 노무현의 꿈, 필자의 '행복국가'로 이뤄내겠습니다.
    log.naver.com/ryu8689/22374467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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