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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90초' 항공기 사고… 꼭 기억해야 할 3대 안전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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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90초' 항공기 사고… 꼭 기억해야 할 3대 안전 수칙

입력
2025.02.01 04:30
6 0

①보조배터리는 선반 넣지 말고 직접 소지
②비상문 개방, 반드시 승무원 지시 따라야
③탈출은 꼭 맨몸으로… 짐·가방 포기해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항공기 사고의 탈출 '골든타임'은 90초에 불과하다. 모든 여객기는 90초 이내 전원 탈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항공기 사고에 대비해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이 '3대 안전수칙'이다. 이를 지키면 기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사고가 일어나도 골든타임 안에 탈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①보조배터리는 직접 휴대해야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서 기내 좌석 위 선반으로부터 불길이 시작되고 있다. 독자 제공·뉴스1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서 기내 좌석 위 선반으로부터 불길이 시작되고 있다. 독자 제공·뉴스1

화재·폭발 위험이 있는 보조배터리 등은 ①머리 위 선반(오버헤드빈)에 보관하는 대신 직접 휴대해야 한다. 짐가방에 넣어 선반에 보관하면 짐에 눌려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화재 발생 시 빠른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라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된다. 카메라, 의료기기 등에 주로 쓰이는 리튬메탈 배터리의 경우 폭발 위험성은 낮은 편이다. 이에 리튬 함량이 2g 이하면 수하물 위탁과 기내 반입 모두 가능하다. 노트북,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 위험성이 조금 더 높다. 용량이 100와트시(Wh) 이하인 경우 수하물 위탁·기내 반입 모두 허용되지만, 100Wh 초과~160Wh 이하면 항공사 승인에 따라 기내 반입만 가능하다. 보조배터리의 경우도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데, 기준이 더 엄격하다. 규격 제한은 동일하지만, 용량이 낮아도 기내 반입만 가능하고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는 없다.

보조배터리 등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압착·손상 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기에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도 오버헤드빈에 보관된 보조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내에서는 보조배터리를 직접 휴대해야 한다"며 "오버헤드빈은 내부가 보이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인지가 늦어진다"고 짚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보조배터리를 휴대하고 있어야 발열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며 "배터리가 압착되거나 충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출 땐 ②승무원 지시 따르고 ③짐 포기해야

러시아 국영항공 아에로플로트 '슈퍼젯 100' 여객기가 2019년 5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낙뢰를 맞고 화염에 휩싸여 있다. 기체 앞쪽에 펼쳐진 에어슬라이드로 일부 인원은 탈출했으나 탑승자 78명 중 41명이 숨졌다. 러시아 사고조사위원회·EPA 연합뉴스

러시아 국영항공 아에로플로트 '슈퍼젯 100' 여객기가 2019년 5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낙뢰를 맞고 화염에 휩싸여 있다. 기체 앞쪽에 펼쳐진 에어슬라이드로 일부 인원은 탈출했으나 탑승자 78명 중 41명이 숨졌다. 러시아 사고조사위원회·EPA 연합뉴스

기내 사고로 긴급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면, ②비상문 개방·탈출은 전적으로 승무원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번 에어부산 화재에서는 승객이 승무원 지시 전에 비상문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이라면 굉장히 위험한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인 승무원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승무원은 외부 상황을 파악하고 기장과 소통한 뒤 탈출 위치, 주의사항 등을 안내한다"며 "가령 비상탈출 전 엔진을 꺼야 하는데, 승객이 일방적으로 비상구를 열고 나가면 엔진에 빨려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탈출할 때는 반드시 ③짐을 포기하고 맨몸으로 나와야 한다. 항공기 탈출 골든타임은 단 90초다. 짐을 챙기느라 몇 초만 지체해도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최인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빠른 판단과 행동이 동반되지 않으면 탈출이 쉽지 않다"며 "좁은 통로를 막고 오버헤드빈에서 짐을 내리는 건 절대 금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9년 5월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는 아에로플로트 '슈퍼젯 100' 여객기가 비상착륙 중 화염에 휩싸였는데, 탈출 당시 10열에 앉은 남성이 짐을 챙기느라 통로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 탑승자 78명 중 41명이 숨졌는데, 이 남성 뒤쪽 승객은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선반 위 짐은 물론, 발치에 둔 가방도 챙겨선 안 된다. 최 교수는 "탈출용 에어슬라이드는 무척 가파르다"며 "손에 가방을 들고 내려가면 다칠 수 있고, 고무 슬라이드가 지퍼에 찢어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도 "짐이 떨어져 다른 승객 탈출을 방해하거나 다치게 할 수도 있다"며 "슬라이드를 파손시킬 수 있는 하이힐 등도 벗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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