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한파까지 차보험 청구금 증가
1월 독감 청구금, 작년 11월 대비 20배
4분기 보험사 실적 악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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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북천안나들목 인근 경부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승합차 등 승용차 4대와 고속버스 10대 등 차량 17대가 잇따라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천안서북소방서 제공
설 연휴를 포함해 1월 잦은 폭설과 올겨울 대유행 중인 독감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액이 급증하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적정 손해율인 8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월 폭설과 한파로 자동차 사고 건수와 긴급출동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량 이동이 많은 설 연휴에 전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자동차 보험금 청구액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개발원·손해보험협회가 최근 3개년(2022~2024년) 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법정 공휴일 3일간(설 전날·설날·설 다음 날) 평상시 대비 사고 건수가 13.6% 늘었고, 대인사고 건수는 16.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 연휴에는 온 가족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만큼 사고당 피해자 수는 2.3명으로 평상시 대비 58.3% 급증한다. 한파로 인해 이달 1∼15일 사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사의 긴급출동 건수도 일평균 6만5,7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3%나 늘었다. 이 와중에 당국의 압박으로 올해 자동차보험료도 최대 1% 인하하면서 자동차보험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감 유행도 보험사의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기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86.1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코로나19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까지 확산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독감 관련 보험금 청구 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11월에는 독감 관련 청구 금액이 5억 원 수준이었는데, 12월에는 50억 원으로 늘었다가 1월에는 100억 원 이상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며 "일부 병원에선 값비싼 비급여 영양주사까지 함께 처방하면서 청구액이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성장세도 꺾일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5곳(삼성생명·메리츠금융지주·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순이익은 약 1조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 대비 31.9% 낮은 실적이다. 특히 어린이보험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은 적자 전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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