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새 비마약성 진통제 승인
미국 8000만 통증 환자 공급 예정
한국 신약과 시장 개척 경쟁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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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처음 허가한 비마약성 진통제 '저나백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 제공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 위험을 해소할 통증 신약이 미국에서 정식 허가됐다. 미국 시장에 20여년 만에 나온 첫 비마약성 진통제로, 오남용 문제가 커지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31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저나백스(성분명 수제트리진)'를 승인했다. 먹는 진통제인 이 약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급성 통증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수제트리진은 그간 마약성 진통제로 널리 사용돼온 오피오이드 제제를 대체할 약물이다. 의사들은 중독성을 낮추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다른 약들과 혼합해 써왔는데, 약 20년 만에 새로운 원리로 작용하는 통증 신약이 나온 것이다. 재클린 코리건-쿠레이 FDA 약물평가 및 연구센터 소장 대행은 "급성 통증 관리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이정표"라며 "환자에게 다른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자 FDA는 '획기적인 치료법(Breakthrough Therapy)', '패스트 트랙(Fast Track)', '우선순위 검토(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하며 빠른 허가를 지원해왔다.
수제트리진은 복부성형술과 건막절제술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마약성 진통제와 같거나 더 나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통증 신호가 뇌에 도달하기 전 말초 신경계에 작용해 통증을 줄이는 원리다. 레슈마 케왈라마니 버텍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대상 환자가 8,000만 명"이라며 "급성 통증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 치료법을 확립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수제트리진의 2030년 매출을 29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치료 대상 질병을 확대하고 제형을 추가할 경우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버텍스는 수제트리진의 미국 내 도매 취득 비용을 알약 하나당 15.50달러로 책정했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지난해 말 국내에서 먼저 승인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과의 경쟁도 예상된다. 비보존이 개발해 국산 신약 38호로 승인된 오피란제린은 미국 임상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수제트리진이 먹는 약인 것과 달리 오피란제린은 정맥주사 형태다. 수제트리진은 여러 통증에 범용으로 쓸 수 있고,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에 특화했다. 두 신약은 마약성 진통제 대체용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기 차별화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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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 기준, 세계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2025년 485억4,000만 달러에서 매년 7.69% 성장해 2030년에는 70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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