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부장판사 여럿 지법원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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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왼쪽 사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김대웅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제공
조희대 대법원장이 31일 차기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오민석(사법연수원 26기)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임명했다. '법원장 추천제 축소' 방침을 밝힌 후 처음 단행된 인사로, 전국 주요 사건을 심리하는 핵심 법원의 수장 자리에 재판 경력이 풍부한 연구관 출신 법관이 낙점됐다.
대법원은 31일 전국 17개 지방법원에 대한 법원장 신규 보임 인사를 발표했다. 대법원은 "김태업(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우선 보임한 데 이어, 지방법원 12곳과 서울회생법원 등 전문법원 5곳에 법원장을 보임했고, 이 중 4명은 여성 법원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선 고법 부장판사가 지법원장에 여럿 보임된 게 특징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일환으로 같은 지법 소속 판사들이 추천한 법관 중에서 원장을 뽑도록 했지만 "포퓰리즘과 고법 인사 적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에 '후보제 한시 폐지'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인사도 이 같은 기조에 부합한다. 오민석 수석재판연구관이 고법 부장판사 직함을 달고 있진 않지만, 2018년부터 연수원 25기 이하 고법 부장판사 신규 보임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전임 수석재판연구관인 황진구 부장판사도 대법원을 떠나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전입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원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내란 재판'을 맡게 된 점도 법원장 인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오민석 신임 법원장은 오랜 재판연구관 경력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을 한 이력에 더해, 연구관실을 이끈 경험이 높게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상징성이 큰 서울중앙지법에 지법 밖 법관이 다시 임명되자, '후보 추천제'가 사실상 폐지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추천제를 늦게 도입했기 때문에, 현 김정중 원장이 첫 추천제 출신이다.
고법원장 인선도 '기수 역전' 현상 없이 무난하게 보임됐다. 서울고법원장이 된 김대웅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전임인 윤준 원장보다 연수원 3기수 후배다. 박형남(14기) 원장이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 발탁돼 눈길을 끌었던 사법정책연구원장 자리엔 이승련(20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낙점됐다.
이밖에 차관급인 윤리감사관은 판사 출신인 최진수(16기) 변호사가 부임한다. 사법부의 국제화 촉진을 위해 법원행정처에 새로 설치한 국제교류추진단은 장지용(34기) 수원고법 판사가 단장을 맡게 됐다. 신임 사법지원실장엔 조병구(28기)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자리한다. 지법 판사 인사는 다음 달 7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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