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 앨범 '오디세이' 발매

록 밴드 YB 리더 윤도현이 17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가진 새 앨범 ‘오디세이(Odyssey)’ 청음회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암 투병할 때 메탈 음악을 듣는 게 힘이 됐어요. 무아지경에 빠지고 어려운 연주에 집중하게 됐죠. 의사 선생님도 술·담배를 하지 말라곤 했지만 메탈을 끊으라고 한 적은 없었어요."
윤도현
록 밴드 YB(윤도현 박태희 김진원 허준)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헤비메탈로 노선을 변경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YB의 윤도현이 17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새 앨범 '오디세이(Odyssey)' 발매 기념 청음회를 열고 "메탈을 5년간 루틴처럼 듣다 보니 하고 싶어져 낸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예전엔 메탈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흥미를 잃고 잘 안 듣게 됐어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헤비메탈의 여러 하위 장르가 생겨 다시 관심을 갖게 됐죠. 원래 솔로 프로젝트로 하려 했는데 멤버들과 상의 끝에 어려운 길이지만 함께하게 됐습니다."
윤도현은 2023년 3년간의 희소암(위말트 림프종) 투병 끝에 완치됐다는 소식을 팬들에게 알렸다. 그는 "팬데믹과 투병 시기가 겹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혼란이 있었는데 메탈 음악을 매일같이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는 이야기로 앨범을 구성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시스트 박태희는 "YB의 새로운 출항을 알리는 앨범"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도현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음악을 우리와 함께 해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도현 "메탈 앨범 만들며 새로운 길을 찾은 느낌"
2년간의 작업 끝에 26일 발표되는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오키드(Orchid)'와 '리벨리온(Rebellion)'을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최강럭비' 삽입곡 '엔드 앤드 엔드(End and End)' 등 6곡이 담겼다. 휘몰아치는 기타와 베이스, 드럼에 윤도현의 괴수 같은 그롤링 창법이 기존의 YB 음악과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긴다. 'Rebellion'에선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과 협연했다.

록밴드 YB의 네 멤버 허준(왼쪽부터)과 김진원, 윤도현, 박태희가 17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가진 새 앨범 ‘오디세이(Odyssey)’ 청음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멤버들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어려움과 즐거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드러머 김진원은 "처음 밑그림을 받았을 때는 회사 사람이 야근하라며 서류를 많이 던져 주는 느낌이 들어 어떻게 해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결국 한 걸음씩 나아가며 루틴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타리스트 허준은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안 하던 걸 많이 연습하면서 다른 부분도 올라가는 느낌이라 만족스럽다"고 했다. 윤도현은 "음악 하고 처음으로 스포츠 선수의 마인드가 생겼다"면서 "반복 연습을 하지 않으면 연주가 어렵기 때문에 매일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1995년 윤도현밴드로 시작한 뒤 이름을 영문 이니셜로 바꾼 YB는 '사랑했나봐' '박하사탕' '나는 나비' 등 숱한 히트곡을 내며 국내 대표 록 밴드로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다. 윤도현은 "목표를 정하고 한 게 아니라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 30년이 흘렀다"면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감사가 넘친다. 그간 저희의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 앨범을 만들 때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밴드 결성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베스트 앨범을 내고 국내·외 투어도 계획 중이라는 YB는 새 앨범에 담긴 곡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제시한다고 했다. 윤도현은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서 장담은 못 하지만 이 앨범을 시작으로 계속 메탈 음악을 하지 않을까 싶고 새로운 길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메탈이 저희에게 맞는 장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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