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헬기 충돌' 3주 만… 부상자 18명
"트럼프, FAA 직원 수백 명 이유 없이 해고"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국제공항에서 17일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뒤집힌 채 눈을 맞고 있다. 토론토=AP 연합뉴스
미국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공항에서 착륙하던 중 전복돼 18명이 다쳤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항공 안전 업무를 하는 공무원 수백 명을 해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 세인트폴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델타항공 산하 인데버에어 4819편 여객기가 이날 오후 2시 15분쯤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전복됐다. 여객기에는 승객 76명과 승무원 4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 80명이 전원 구조됐고, 사망자는 없었다. 부상자는 18명으로, 그중 최소 3명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피어슨공항은 강풍과 폭설로 운항 차질을 빚고 있었다. 풍속은 20~40mph(시속 32~64㎞)에 달했고, 가시거리는 6마일(약 10㎞)에 불과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헬기·여객기가 충돌해 탑승객 67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 이후 불과 3주 만에 발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환자 수송용 항공기가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번화가로 추락해 7명이 숨졌고, 이달 7일에는 알래스카 서부에서 10명을 태운 소형 비행기가 추락, 탑승자 10명이 모두 사망한 채 발견됐다.
FAA, 업무 과중·인력 부족 문제 처했는데…
미국 아메리칸항공 자회사 PSA 항공의 여객기와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충돌한 뒤 추락한 미국 워싱턴 포토맥강에서 지난달 30일 소방대원들이 탑승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항공 사고가 잇따르는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항공 안전 관리에 무관심하다. 최근에는 연방정부 공무원을 감원하는 과정에서 미 연방항공청(FAA)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데이비드 스페로 항공안전전문가노동조합(PASS) 대표는 15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14일 오후 7시부터 FAA 수습 직원 수백 명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며 "이들은 실적이나 행위에 근거하지 않고 특별한 사유 없이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해고된 이들은 400명 미만이며, 항공 교통 관제사와 중요 안전 담당 인력은 한 명도 해고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전 검사관, 유지·보수 정비사, 시스템 전문가, 레이더와 착륙 및 항행 보조 장비 유지·관리 담당 직원 등이 해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29일 여객기·군헬기 충돌·추락 사고 당시 관제사 한 명이 헬기와 상업 항공편 모두를 담당하는 등 FAA는 오래전부터 업무 과중과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다"며 "하지만 사고 며칠 전 트럼프는 항공보안자문위원회의 모든 위원을 해고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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