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추대잔치에 들러리 서는 것 안한다"
우상호 "큰 지도자라면 빨리 수습해야"
비명·친노 이광재 전 의원과 12일 회동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AI강국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이재명(비명)계인 김두관 전 의원의 만남이 불발될 전망이다. 이 대표 측의 만남 제안에 김 전 의원이 "당내 분열을 촉발한 '검찰 내통'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달라"고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비명-검찰 결탁설' 주장을 수습하지 않는 한 비명계 통합 행보는 수렁에 빠지게 됐다.
김 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사과와 답변을 먼저 듣고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을 위한 행보를 해 놓고 갑자기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 말하는 이 대표의 진심을 확인하지 않고 만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이 대표의 대선후보 추대잔치에 들러리를 서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이 대표 측의 만남 제안을 수락한다고 했지만, 오후엔 입장을 바꿨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고심을 해봤지만 아무래도 사과를 받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비명계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과 만나며 통합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달 김경수 전 경남지사(13일)를 시작으로, 박용진 전 의원(2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24일)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27일) 김동연 경기지사(28일) 등과 릴레이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현재는 개헌이 아닌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지난 총선 과정에 대한 사과 △당내 다양성 확보에 대한 입장도 털어놨다.
그러나 이 대표가 비명-검찰 결탁설 주장을 꺼내자 그간 통합 행보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형국이다. 우상호 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큰 지도자라면 그런 불편한 마음을 넘고 가야 한다"며 "빨리 수습을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측근을 통해 비명계 측에 '본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12일엔 비명계이자 친노무현계인 이광재 전 의원과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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