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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고 얼굴에 뽀뽀했다가... 영국서 2세 아기 왼쪽 눈 실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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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고 얼굴에 뽀뽀했다가... 영국서 2세 아기 왼쪽 눈 실명, 이유는?

입력
2025.03.13 11:27
수정
2025.03.13 15:15
6 0

헤르페스 보균자의 '뽀뽀'로 감염된 듯
"신경·각막 이식 성공 땐 시력 회복 가능"
전문가 "신생아에 뽀뽀는 발·뒤통수에"

헤르페스 보균자로부터 얼굴에 뽀뽀를 받은 뒤 단순포진 바이러스(HSV)에 감염돼 결국 한쪽 눈이 실명된 영국 2세 아이. 영국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헤르페스 보균자로부터 얼굴에 뽀뽀를 받은 뒤 단순포진 바이러스(HSV)에 감염돼 결국 한쪽 눈이 실명된 영국 2세 아이. 영국 '메트로'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8월 나미비아 출신 영국인 미셸 사이먼(36)은 생후 16개월 아들 '주완'의 왼쪽 눈이 심하게 충혈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단순 결막염이라 생각한 사이먼은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의사들은 단순포진 바이러스(HSV), 이른바 헤르페스에 감염됐다고 했다. 사이먼은 "만우절 농담인 줄 알았다"고 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뽀뽀를 받은 유아는 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사이먼 모자의 사연을 이같이 보도했다. '헤르페스'로 불리는 HSV는 입술에 구순 포진, 생식기 포진 등을 유발하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다. 주로 보균자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메트로에 따르면 주완을 진찰한 의료진은 "입안에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보유한 누군가가 아이의 얼굴이나 눈 주위에 뽀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감염 경로를 추측했다. 사이먼 부부는 HSV 보균자가 아닌 만큼,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이 무심코 주완의 얼굴에 뽀뽀를 한 탓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사이먼은 "아이를 해할 의도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아이가 겪기엔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주완은 결국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다행히 뇌나 오른쪽 눈으로 감염이 퍼지지는 않았다. 현재 양막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으며, 오는 4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리의 신경을 눈에 이식하는 대규모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메트로는 "신경 이식이 성공하면 내년에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 시력을 완전히 회복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HSV 재발을 막으려면 수년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아기의 얼굴에는 누구든 입술을 직접 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영국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 교수인 프림로스 프리스톤은 "영아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각종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며 "되도록이면 얼굴에 뽀뽀하지 말고, 발이나 뒤통수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영아의 면역 체계는 성인보다 훨씬 약하다. 헤르페스뿐만 아니라 연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등 감염성 박테리아에도 취약하다. 특히 출생 후 3개월 이내 신생아는 면역세포가 부족해 감염이 빠르게 진행된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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