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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깨끗한 물은 없지만, 어디에나 '이것'은 있었다

입력
2025.03.15 10: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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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SOS 물'

랄로는 물고기 로사에게 좋은 환경을 찾아 공원 연못에 갔지만 플라스틱 생수병이 둥둥 떠다녔다. 분홍고래 제공

랄로는 물고기 로사에게 좋은 환경을 찾아 공원 연못에 갔지만 플라스틱 생수병이 둥둥 떠다녔다. 분홍고래 제공

선원 랄로는 항구 근처에서 버려진 어항을 발견한다. 더러운 물이 든 ‘유리 감옥’에 혼자 살고 있던 금붕어 로사는 랄로에게 부탁한다. “나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그림책 ‘SOS 물’에는 랄로가 로사에게 좋은 환경을 찾아주기 위해 떠난 여정이 담겼다. 둘은 공원에 있는 연못, 산꼭대기, 북극, 열대 정글, 사막 등을 헤맸다. 어디에도 깨끗한 물은 없었지만 어디에나 ‘그것’들은 있었다. 플라스틱 생수병이다. 연못에서 헤엄치는 오리와 함께 물 위를 둥둥 떠다녔고, 산 중턱에도 북극곰 옆에도 하마의 입속에도 생수병이 있었다. 모든 곳을 다 가봤지만 생수병이 없는 곳은 없었다.

열대 정글에 사는 하마의 입속에도 어김없이 생수병이 있다. 분홍고래 제공

열대 정글에 사는 하마의 입속에도 어김없이 생수병이 있다. 분홍고래 제공

랄로는 묻는다. “이것들이 모두 어디서 왔을까?” 쇼핑 카트에 생수병을 가득 실어 나르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랄로는 선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한다. 친구들과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그물로 생수병들을 건져 올리고 뱃속 가득한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던 고래를 구조해 치료해준다. 작은 요정의 도움으로 마침내 로사가 살 수 있는 깨끗한 물을 발견한다. 로사와 작별한 후 집에 도착한 랄로는 목이 마르다. 랄로는 생수병이 아닌 컵을 집어 들고 시원한 수돗물을 한 컵 가득 마신다.

단순하고 은유적인 그림이 플라스틱에 위협받는 자연의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한다. 캐나다 작가 야요가 쓰고 그린 이 책은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책’ 100권에 선정됐다. 지난해 캐나다 퀘벡 작가 연맹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중국 국제 만화·일러스트레이션 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SOS 물·야요 지은이·김정화 옮김·분홍고래 발행·56쪽·1만7,000원

SOS 물·야요 지은이·김정화 옮김·분홍고래 발행·56쪽·1만7,000원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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