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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동네 풋살장 골대가 넘어지면서... 11세 초등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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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동네 풋살장 골대가 넘어지면서... 11세 초등생 사망

입력
2025.03.14 10:00
수정
2025.03.14 15:02
8면
2 0

경찰 "골대 적정하게 제작됐는지 확인 중"
예약제 유료 풋살장...관리소홀 문제 지적

사고가 난 세종시 고운동 솔뜰근린공원 내 풋살장의 14일 모습. 전날 아이들이 갖고 놀던 공과 넘어진 골대가 보인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유료 시설로,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사고가 난 세종시 고운동 솔뜰근린공원 내 풋살장의 14일 모습. 전날 아이들이 갖고 놀던 공과 넘어진 골대가 보인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유료 시설로,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 한 근린공원의 풋살장에서 놀던 초등학생이 넘어지는 체육 기구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세종남부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 고운동 솔뜰공원 풋살장에서 A(11)군이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가 A군을 발견했을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A군은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친구 한 명과 돌아가면서 페널티킥 연습 놀이를 하고 있었다. 골키퍼 차례가 된 A군은 공이 들어오지 않는 틈을 타 골대 상단 그물에 매달리곤 했다. 바닥에 고정하지 않는 방식의 골대였던 탓에 A군은 매달려 골대를 앞뒤로 흔들 수 있었다. 어느 순간 철제 골대가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면서 A군도 앞으로 같이 떨어져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면에서 보이는 프레임이 굵고 중량이 나가는 골대로, 무게 중심이 앞쪽에 있다”며 “골대가 규정대로 제작, 설치됐는지 등 다각도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넘어진 골대 맞은편에 선 풋살골대. 바닥에 고정돼 있지 않고, 뒷부분에 모래주머니나 중량추가 없다. 세종=정민승 기자

넘어진 골대 맞은편에 선 풋살골대. 바닥에 고정돼 있지 않고, 뒷부분에 모래주머니나 중량추가 없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에 따르면 해당 풋살장은 세종시 시설관리사업소가 운영·관리하는 시설이다. 2014년 554㎡ 규모로 조성됐다. 시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풋살 경기 규칙을 보면 풋살장에는 이동식 골대 설치를 권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동식 골대를 설치했고, 다른 풋살장도 다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풋살장이 예약제로 운영되는 유료 시설로, 높은 철제 울타리와 함께 전자식 잠금장치를 갖춘 시설이라는 데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고 시각엔 예약이 없었고, 아이들이 밖에서 안으로 손을 넣어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가 놀다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풋살장의 잠긴 출입문은 쉽게 열 수 있는 구조였다. 큰 어른의 손도 문을 여는 내부 스위치에 쉬 닿았다. 누구라도 무단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고 풋살장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이 무단으로 시설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세종시는 시설관리 소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첨단 장비를 갖춘 유료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의 침입을 감지 못하는 등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해당 시설엔 관리실에서 현장을 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와 관리실에서 해당 풋살구장에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스피커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시설을 갖춘 곳”이라며 “세금으로 설치된 첨단 시설이 제대로 활용됐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설 관리 규정 확인을 통해 관리 주체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세종시 고운동 솔뜰근린공원 내 풋살장 출입문 모습. 그 오른쪽으로 인터폰이 있고, 그 뒤(내부)에 문을 열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어른도 손을 안쪽으로 넣어 내부의 개폐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벨을 누르면 관리실 직원이 인터폰을 받는다. 그 직원은 인터폰에 장착된 폐쇄회로(CC)TV와 별도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풋살장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전 예약되지 않은 시간에 풋살장 문이 열리면 관리실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 고운동 솔뜰근린공원 내 풋살장 출입문 모습. 그 오른쪽으로 인터폰이 있고, 그 뒤(내부)에 문을 열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어른도 손을 안쪽으로 넣어 내부의 개폐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벨을 누르면 관리실 직원이 인터폰을 받는다. 그 직원은 인터폰에 장착된 폐쇄회로(CC)TV와 별도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풋살장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전 예약되지 않은 시간에 풋살장 문이 열리면 관리실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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