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3월호'
관세 압박에 '수출 증가세 둔화' 추가
1월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넉 달 연속 한국 경기에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위축된 소비에 좀처럼 내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발 대외 불확실성 증대가 맞물려 버팀목이던 수출까지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이중고'가 깊어지는 양상이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 경제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해왔으나, 11월 관련 표현을 배제하고 12월부터는 계엄·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 압력 증가'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엔 '내수 회복 지연'이 처음 등장하더니, 이달엔 '수출 증가세 둔화'까지 추가되며 점점 전망이 어두워지는 중이다.
올해 첫 달부터 산업활동동향 생산·소비·투자 3대 지표가 모두 고꾸라진 것이 진단의 근거가 됐다. 이른바 '트리플 감소'는 2개월 만이다. 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7%, 소매판매는 0.6% 각각 줄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4.2%, 4.3% 감소했다. 생산은 4년 11개월, 설비투자는 4년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고, 건설투자는 6개월째 내림세다.
수출은 1월 1년 전에 비해 감소하며 15개월 연속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달 조업일 수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1% 증가하며 반등했지만,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23억9,000만 달러로 5.9% 역성장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증가세가 확연히 줄었다는 설명이다.
1월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향후 국면을 엿볼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전월보다 0.4, 0.3포인트 낮아졌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5.2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 100보다 높아야 낙관을 나타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기업심리실적지수(CBSI)는 85.3으로 0.6포인트 하락한 반면, 전망지수는 88로 2.6포인트 상승했다.
내수를 뒷받침하는 민간소비의 향후 회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조성중 경제분석과장은 "2월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전월 1.7%→6.8%)과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10.5%→15.6%)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백화점(7%→-10.4%)·대형마트(11.2%→-16.7%) 매출 감소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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