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눈이 즐거운 매화, 입이 즐거운 매실... 봄 입맛 돋우는 '순천한상'

입력
2025.03.19 17:00
수정
2025.03.19 17:41
21면
0 0

전남 순천 맛집 3곳

전남 순천 한정식 전문점 '명궁관'의 보리굴비 정식. 보리굴비를 중심으로 꼬막무침, 양념게장, 버섯탕수, 갈치속젓 등 갖가지 반찬이 한 상 가득하다. 음식이 다 안 나온 줄 모르고 먼저 촬영한 사진과 모든 음식이 다 깔린 후 촬영한 사진 두 장을 이어 붙였다.

전남 순천 한정식 전문점 '명궁관'의 보리굴비 정식. 보리굴비를 중심으로 꼬막무침, 양념게장, 버섯탕수, 갈치속젓 등 갖가지 반찬이 한 상 가득하다. 음식이 다 안 나온 줄 모르고 먼저 촬영한 사진과 모든 음식이 다 깔린 후 촬영한 사진 두 장을 이어 붙였다.

여행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게다가 아무 식당에 들어가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전남이다. 전남 순천에서는 정통 한식부터 꼬막이나 매실 등 제철 식재료와 조합한 한식까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매화 구경 전후로 입맛을 돋울 순천 맛집 세 곳의 상차림을 담았다.

1인도 환영! 남도 한정식 정수 '명궁관'

'명궁관' 1인 정식의 주찬 법성포 보리굴비.

'명궁관' 1인 정식의 주찬 법성포 보리굴비.

전남 지역의 교통 중심지로 발달해 각 지역 식재료가 풍부하게 모이는 순천은 한정식이 유명하다. '순천한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순천한상의 대표는 순천 향동에 있는 한정식 전문점 '명궁관'. 보리굴비와 꼬막무침 등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갖가지 밑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특히 홀로 여행하는 이들도 한정식을 즐길 수 있다. 대표 한정식인 명궁·용궁·수라상은 3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지만 굴비정식은 아니다. 1인 정식인 굴비정식은 흑임자죽으로 시작해 주찬인 굴비와 함께 꼬막무침, 양념게장, 칠게, 버섯탕수, 어리굴젓, 갈치속젓, 잡채, 전 3종, 김치 4종, 나물 4종, 찰밥, 쌈채소, 샐러드, 국, 밥이 차려지고 후식 수정과로 마무리하는 한상이다.

10여 가지 반찬에도 전체적으로 담백해 먹어도 입이 피로하지 않았다. 뚱뚱하게 살이 올라 입에서 터지는 꼬막무침과 제철 맞은 봄미나리로 담근 미나리김치는 숨은 밥도둑이었다. 남도 음식은 맛있지만 자극적이라는 편견이 사르르 녹는 한 상이었다.


밥도둑 공신이었던 미나리김치(왼쪽부터), 꼬막무침, 칠게.

밥도둑 공신이었던 미나리김치(왼쪽부터), 꼬막무침, 칠게.

명궁관은 장독대가 있는 마당을 갖춘 전통 한옥으로 지었다.

명궁관은 장독대가 있는 마당을 갖춘 전통 한옥으로 지었다.


정갈한 퓨전 비빔밥 '주복'

'주복'의 주력 메뉴 '한우매실육회비빔밥'.

'주복'의 주력 메뉴 '한우매실육회비빔밥'.

전남 순천 향동 비빔밥 전문점 '주복'은 작은 쟁반에 정갈하게 담은 세련된 식사를 지향한다. 향동 일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주민뿐 아니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도 소문난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직접 기른 매실을 갈아 넣은 고추장이 들어간 한우매실육회비빔밥. 매실나무 꽃인 매화 성지에 걸맞게 매실을 활용한다. 주력인 비빔밥을 중심으로 국과 깍두기, 계란말이, 토마토매실 장아찌가 나온다. 오렌지 한 조각까지 후식도 갖춰 훌륭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매실 고추장으로 버무린 육회가 들어간 비빔밥은 감칠맛이 일품이다. 반찬으로 나온 토마토와 매실을 간장에 담근 장아찌는 미각을 일깨우는 숨은 '킥'이었다.


한옥을 개량한 '주복'의 처마 밑에 서까래가 정갈하게 이어져 있다.

한옥을 개량한 '주복'의 처마 밑에 서까래가 정갈하게 이어져 있다.


할머니 손맛 담긴 '청수정'

'청수정'의 1인 메뉴 들깨꼬막비빔밥.

'청수정'의 1인 메뉴 들깨꼬막비빔밥.

전남 순천 맛집의 강점은 제철 식재료에 있다. 순천정식을 선보이는 '청수정'은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꾸린 협동조합이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 중인 순천시가 방치된 한옥 폐가를 매입해 주민들에게 공간을 내줬다. 손맛 좋기로 유명한 할머니 5명이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음식을 팔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 대상으로 운영하다 보니 주인과 손님의 경계가 없다. 음식점에 들어서면 정겨운 담소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순천정식'. 제육볶음과 생선요리,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까지 한 상 가득 나온다. 1인도 주문이 가능한 들깨꼬막비빔밥도 별미다. 들깨와 꼬막의 조합이 다소 생소해 어울릴까하는 고민을 했지만, 완전한 기우였다. 들깨와 들기름 기반 양념장에 식초로 새콤함을 더했다. 들깨의 고소함과 꼬막의 쫄깃함이 입안 한가득 어우러진다. 그간 고추장 기반의 비빔밥에만 익숙했던 기자에겐 새 장을 여는 맛이었다.


순천한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제철 식재료인 꼬막이 '청수정' 마루에 놓여 있다.

순천한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제철 식재료인 꼬막이 '청수정' 마루에 놓여 있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청수정'은 폐가를 수선해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청수정'은 폐가를 수선해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순천=글·사진 이한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