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식물학과 기후분야 연구 자료로 가치"
범어사 괘불도, 국가등록문화유산 확정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 식물채집 일지 1권. 국가유산청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인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천리포수목원은 1945년 광복 직후 미군 장교로 한국에 왔다가 귀화한 고(故)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1921∼2002)이 1970년 조성한 우리나라 첫 민간수목원이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기록물은 당시 그가 작성한 토지 매입 증서, 업무 일지, 식물 채집·번식·관리 일지, 해외 교류 서신, 개인 서신 등이다. 1962년 수목원을 만들기 위해 9,000㎡ 규모의 땅을 사들인 가격부터 날짜별로 심은 식물 목록, 식재 위치, 첫눈을 비롯한 기상 기록 등이 기재돼 있다.
채집한 식물의 학명과 장소, 토양 개량법을 실험한 내용 등도 기록됐다. 미국 농무부, 뉴욕식물원,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수목학회 등 수목원 업무를 위해 해외 여러 기관과 주고받은 내용도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천리포수목원의 조성 과정과 상황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돼 있고, 식물학과 미기후 분야의 연구 자료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의 등록을 확정할 계획이다.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산 범어사 괘불도·국가표준 도량형 유물은 확정

부산 범어사 괘불도.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이날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과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7합5작 가로긴 목제 되) 등 2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확정했다. 범어사 괘불도는 가로 610㎝, 세로 1,080㎝ 크기의 대형 불화다. 큰 법회가 열릴 때 야외에서 사용했으며, 그림 하단에 제작 시기(대한광무 9년)와 제작에 참여한 승려 16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도량형 유물은 가로가 긴 목제 되를 말한다. 약 1,350㎤의 부피인 칠합오작(七合五勺)을 기준으로 한다. 도량형은 길이, 부피, 무게 등의 단위를 재는 방법을 뜻한다. 도량형 유물에는 '평'(平) 자 도장이 남아 있어 당시의 도량형 운영체계와 근대기 도량형 및 생활사의 변천을 보여준다.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7합5작 가로긴 목제 되). 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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