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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관' 한 종목 탓에 코스피 전 종목 매매가 7분간 ‘먹통’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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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관' 한 종목 탓에 코스피 전 종목 매매가 7분간 ‘먹통’되다니...

입력
2025.03.18 18:30
수정
2025.03.18 20:39
6면
0 0

거래소 출범 이후 '초유의 사태'
동양철관은 3시간 매매거래 정지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한국거래소 거래시스템 오류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모든 종목 거래가 약 7분간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동양철관' 단 한 종목 때문에 전 종목의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이라면 시가총액이 2,100조 원을 훌쩍 넘고 하루 거래대금만 10조 원을 웃도는 코스피 거래 시스템이 이토록 허술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 37분 7초부터 11시 44분 16초까지 유가증권시장 체결시스템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주식 매매거래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호가창이 멈추고, 거래 주문 명세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거래소는 동양철관의 자전거래방지 조건(SMP) 호가 매매체결 수량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중간가호가 수량이 누락돼 거래가 멈췄다고 설명했다. SMP 호가는 거래 ID가 동일한 경우 상호체결을 방지하는 장치로 기존에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었는데, 최근 최우선매수호가와 최우선매도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체결하는 중간가호가가 새로 도입되면서 예상치 못한 충돌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장 종료 이후 전사점검회의를 열어 추가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고,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해 4월 말까지 매 주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와 합동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동양철관은 이날 체결시스템이 복구된 이후에도 호가 접수가 거부되는 오류가 이어져 낮 12시 5분부터 ‘시장관리상의 이유’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오후 3시 재개됐다. 거래 정지 직전인 오전 11시 37분 전일 대비 19.4% 오른 1,028원에 거래됐던 동양철관 주가는 거래가 풀린 직후 다시 큰 폭으로 뛰어 전일 종가 대비 29.97% 상승한 1,11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강관 제조 업체인 동양철관 주가는 지난달까지 주당 6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다 이달 들어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이후 철강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전날 사업보고서 공시로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 사실까지 알려지며 이날 투자자가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소 관계자는 “동양철관 거래량 급증 자체가 주 원인이 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산장애로 일부 종목 거래가 중단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3년 9월 SH에너지화학 우선주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 거래 주문 오류를 일으켜 같은 그룹으로 묶인 183개 종목의 거래 체결이 1시간가량 지연됐던 일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코스피 정규장 전 종목 거래가 중단된 건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처음이다. 시스템 체결 로직의 문제인 만큼 다른 종목에서 동일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인이 해결될 때까지 모든 종목 거래가 전면 차단됐다고 거래소 관계자는 부연했다.

거래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번 전산장애로 인한 투자자 불편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산장애 원인과 투자자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스템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손해 여부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정지 시간이 길지 않고 전체 종목이 일괄 셧다운됐기 때문에 피해 발생 여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더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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