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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만인에게도 무차별 "꺼져라"…가짜뉴스 먹고 자란 혐중 나무

입력
2025.03.22 14:00
수정
2025.03.23 20:53
13면
18 11

[최주연의 스포 주의]
'화교 짱깨 대청소', '중공간첩', 헌재 앞 가로수 점령한 혐오표현
대통령 '중국개입설'이 불 지피고 가짜뉴스가 부채질
이주민 단체 "화교, 조선족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근거 없는 혐오"

편집자주

이야기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스포일러(스포)’라 합니다. 어쩌면 스포가 될지도 모를 결정적 이미지를 말머리 삼아 먼저 보여드릴까 합니다. 무슨 사연일지 추측하면서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한 장의 사진만으로 알 수 없었던 세상의 비하인드가 펼쳐집니다.

지난 18일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가로수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 측이 부착한 '중국인 OUT 조선족 포함'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지난 18일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가로수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 측이 부착한 '중국인 OUT 조선족 포함'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혜택'이라는 내용으로 중국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그대로 사실처럼 적시한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최주연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혜택'이라는 내용으로 중국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그대로 사실처럼 적시한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최주연 기자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 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밀집해있는 곳에 '중국인 OUT'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곳은 경복궁과 종묘 등이 밀접해있는 관광지로 외국인들이 자주 통행하는 곳이다.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 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밀집해있는 곳에 '중국인 OUT'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이곳은 경복궁과 종묘 등이 밀접해있는 관광지로 외국인들이 자주 통행하는 곳이다.

"짱꼴라 아웃!"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재판관 평의가 진행 중인 주말, 헌재 앞 인도를 메운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복을 입은 중국인 관광객 부부를 향해 중국인을 비하하는 비속어를 외친다. 이유도 모른 채 모욕을 당한 젊은 부부는 성난 사람들을 피해 황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트럼프 지지 구호인 'Stop The Steal'이 적힌 빨간 모자의 시위대는 중국인 부부가 사라진 후에도 한참 소리친다.

지난 12월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을 주장한 이후 보수 진영 집회에서 반중 손피켓들이 눈에 띄게 등장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지지자들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 ‘화교가 원흉이다’, ‘화교 짱깨 대청소’ 등 중국 이주배경 인구들에 대한 원색적 혐오로 번지며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중이다.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심은 나무에 '화교 짱깨 대청소'라는 혐오표현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최주연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심은 나무에 '화교 짱깨 대청소'라는 혐오표현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 자유와정의를실천하는교수모임(자교모)의 반중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경찰 인력이 대사관과 집회 장소 사이를 분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 자유와정의를실천하는교수모임(자교모)의 반중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경찰 인력이 대사관과 집회 장소 사이를 분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반중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가짜 국회 중공 언론 처단하자'는 플래카드를 든 채 명동에서 헌법재판소로 행진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반중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가짜 국회 중공 언론 처단하자'는 플래카드를 든 채 명동에서 헌법재판소로 행진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대문의 명동 중국대사관과 인근 중식당, 학교는 보수진영의 첫 표적이 됐다. 매주 혐중집회가 개최되는 목요일, 화교 중식당 안에서도 '중국 공산당 꺼져라' 등의 구호가 선명하게 들렸다. 식당 직원은 "나는 (대만 출신) 화교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연신 밖을 내다봤다.

혐오의 외침에 가장 취약한 것은 이주배경 학생들이다. 중국대사관과 맞닿아 있는 한성화교소학교 주변은 하교시간이 되자 긴장감이 흘렀다. 경비 관리인은 학부모들이 출입할 때마다 '외부인 출입금지'라 써붙인 철문을 일일이 여닫았다. 한 학부모는 “요즘 근처에서 중국 관련 집회가 많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교 시간보다 더 일찍 와있다"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성화교소학교 앞 잡화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애들이 무슨 죄냐"라면서 "여기는 어린이보호구역인데 그마저 의미가 없어졌다"라고 토로했다.

중국 이주배경 청소년은 혐중 정서로 인해 또래 집단 내 존재하던 차별이 더욱 커질까 걱정을 토로한다. 한국 출생으로 내몽골 지역 출신 아버지를 둔 이지은(13)씨는 “예전에도 친구들이랑 어울릴 때 중국문화가 무심코 툭툭 나오면 친구들이 놀릴까 두려웠다"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 혼혈인 저 같은 아이들은 분명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자교모의 반중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중식당 직원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자교모의 반중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중식당 직원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자교모의 반중 집회에 참가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반중 피켓 소품을 제작해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자교모의 반중 집회에 참가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반중 피켓 소품을 제작해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 혐중 집회 등의 규모와 강도에 비해 지칭 대상과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주배경 당사자이자 활동가인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소장도 "현재 보수진영이 부르짖는 '중국인'은 명확한 실체가 없다”이라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화교로 부르고 조선족으로 부르는 수준"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최근의 혐중 현상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을 정치인들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극대화된 것"이라며 이와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넘어서 한국 사회 내에 근거 없이 퍼지는 혐오 정서라는 점을 인지하고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2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으로 한성화소학교 재학 학생과 학부모가 통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2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으로 한성화소학교 재학 학생과 학부모가 통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화교 척결' 관련 문구를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화교 척결' 관련 문구를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중국대사관 안근에서 열린 반중 집회에 참가한 한 지지자가 '종북 좌파 CCP 공산당 OUT'이라고 적힌 피켓과 'NO CHINA'라 적힌 피켓을서류 가방에 부착해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13일 중국대사관 안근에서 열린 반중 집회에 참가한 한 지지자가 '종북 좌파 CCP 공산당 OUT'이라고 적힌 피켓과 'NO CHINA'라 적힌 피켓을서류 가방에 부착해 들고 있다. 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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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0 / 250
  • YH Jang 2025.03.22 14:29 신고
    더듬어공산당이 끼친 해악이 어디 한두가진가~?
    특히 중국에 대한 지나친 특헤는 증말로 눈쌀이 찌부러진다.
    0 / 250
    • 임꺽정7 2025.03.22 17:17 신고
      틀따악이 더 문제
  • Minari 2025.03.22 14:37 신고
    중국땜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망하고 있는건가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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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니7 2025.03.22 14:56 신고
    어른들이 만든 혐오의 세상에 아이들은 끌어들이지 마라. 아이들은 아무 죄가 없다.
    0 / 250
  • 임꺽정7 2025.03.22 17:12 신고
    윤가 한노오옴이 가짜뉴스뿌린게 이렇게 나라를 망가뜨렸다..ㅜㅜ 그걸 믿는 멍청한분들도 문제지..
    0 / 250
  • 김영복 2025.03.22 19:33 신고
    태극기 노인들이 막무가내다.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이 하는 행동은 독재를 하라고 하는 거 같고 윤석열 김건희가 하는 짓이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번 계엄령도 내렸다고 본다. 자유 민주주의를 외치면 윤석열은 탄핵 해야 한다고 외쳐야 정당한 건데 태극기 노인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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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hyu 2025.03.22 19:29 신고
    이 것들
    진짜 나라 말아먹을 것들이구먼 !!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가짜뉴스을 퍼 나르는 것들을
    당장 사회안정법으로 조치가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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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웅7 2025.03.22 20:57 신고
    저기 대림동 안산 구로 가서 이렇게 중국인 동네서 이렇게 해봐라. 사라남는가. 한국 면세점 명동 중국인 관광객소바로 먹여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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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복 2025.03.22 19:29 신고
    윤석열이 무지한 태극기 노인들에게 선동하니까 그대로 믿고 있는 좀비들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빨리 탄핵해서 무지한 노인들을 깨워야 한다. 지금 무지한 노인들이 하고 있는 짓이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 대혁명에서 홍위병들이 하는 짓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정신 차려야 나라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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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dspr 2025.03.22 21:59 신고
    차이나 머니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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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n7942 2025.03.22 21:05 신고
    믿을 만한 공공 뉴스는 안 보고, 가짜 유투브 정보를 믿고 정신 개조가 된 불쌍한 사람들이 나라를 어지럽히네. 좀비 수준임. 제발 정신들 차리고 우리나라를 후퇴시키는 어리석은 짓 좀 그만들 하시오.
    꽝!!! 쇠망치로 머리를 맞기 전에 퍼뜩 제정신 차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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