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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펄펄 끓고, 북극 해빙은 녹고···지난해 처음 '1.5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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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펄펄 끓고, 북극 해빙은 녹고···지난해 처음 '1.5도' 넘었다

입력
2025.03.19 13:10
수정
2025.03.19 15:13
11면
1 0

WMO '2024 세계 기후 현황 보고서' 발표
지난해 산업화 전보다 1.55도 더 뜨거웠다
지난 80만 년 중 대기 이산화탄소 최고치
생태계 파괴 물론 극한 기후로 인간 위협

기후변화와 이상고온으로 대규모 산불과 홍수 등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 사고가 발생했던 2024년. 지난해 7월 30일 폭우가 내린 스위스 발레주 자스 그룬트 주택가가 흙탕물과 토사로 뒤덮여 있다. 자스 그룬트=EPA 연합뉴스

기후변화와 이상고온으로 대규모 산불과 홍수 등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 사고가 발생했던 2024년. 지난해 7월 30일 폭우가 내린 스위스 발레주 자스 그룬트 주택가가 흙탕물과 토사로 뒤덮여 있다. 자스 그룬트=EPA 연합뉴스

지난해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해 '기후재앙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1.5도선'을 처음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 열 용량은 최고치를, 북극 해빙과 남극 얼음 범위는 최소치를 기록했다. 인류는 물론 전 지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가 각종 데이터로 확인됨에 따라, "빠르게 탈화석연료를 실행해야 한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양 열 함량, 65년 관측 사상 최고치

1850년부터 2024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그래프. WMO 제공

1850년부터 2024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그래프. WMO 제공

19일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 세계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서 지난해 지구 지표면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90년 평균값)보다 1.55도(±0.13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175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하기 위해 2015년 '파리협정'을 체결,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뿐 아니라 모든 수치가 '기후변화 대응'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알렸다.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대기 농도는 지난 80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양 열 함량도 65년 관측 기록상 가장 높았고, 지구 평균 해수면 고도 역시 1993년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 10년간(2015~2024년) 해수면 고도 상승 속도는 연간 4.7㎜였는데, 이는 1993~2002년 속도(연간 2.1㎜)의 두 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생태계와 인류 생존에 대한 부정적 여파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해수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pH(수소이온 농도 지수)가 낮아지는 '해양산성화'가 발생 중인데, 이로 인해 "서식지 면적, 생물다양성 등에 미치는 영향은 명백하게 관찰됐고 조개류 양식 및 어업을 통한 식량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해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이주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기회의 시간도 거의 줄어들어" 우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 2022년 11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탈석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 2022년 11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탈석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협정은 10년, 20년 이상 장기 추세를 지표로 삼기 때문에, 인류가 '1.5도 제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또 지난해 유독 높았던 기온은 일부 엘니뇨 현상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지구온난화 수준은 산업화 이전 대비 1.34~1.41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기회가 남아있을 때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경제적 구조개혁을 실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슈테판 람스토르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부서장은 "수백만 명 사람들이 폭염, 홍수, 가뭄, 폭풍, 해수면 상승 등 그로 인한 피해를 점점 더 겪고 있다"며 "현실을 외면하고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면 결국 피해와 대가는 평범한 이들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춘분을 앞두고 눈이 내리는 등 이상기후가 일상이 돼가는 현 상태를 과학도 숨 가쁘게 경고하고 있다"면서 "숫자는 점점 나빠지고, 기회의 시간은 거의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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