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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두 달 만에 가자 공습한 이스라엘... 이팔 분쟁은 '서구 강대국 범죄'

입력
2025.03.21 11: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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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비비안 포레스터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직후인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마주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직후인 18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마주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2개월 만에 사실상 파기됐다. 한 세기 넘게 계속돼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리·민족·종교적 문제와 더불어 오랜 갈등의 배경 중 하나는 강대국의 이권 개입. 유대인 출신 프랑스 작가 겸 비평가 비비안 포레스터(1925~2013)는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에서 분쟁의 근본 책임을 서구 강대국에 묻는다. 원제가 '서구의 범죄(Le Crime Occidental)'인 책에서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민족의 고통이 영국, 프랑스, 미국 등으로 대표되는 서구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책은 영국이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민족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한 1917년 밸푸어 선언 등 서구 강대국의 이중적 태도가 오늘날의 중동 갈등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강대국의 개입을 '서구의 범죄'로까지 명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서구 강대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유럽에 거주하던 유대인을 학살할 때 이를 방관했다. 팽창주의를 지향하는 독일과는 싸웠지만 나치의 야만성과는 싸우지 않았고, 유대인의 자국 수용을 꺼렸다. 그러면서 시온주의자들의 유대 국가 건설 염원을 승인함으로써 유대인 난민 문제를 아랍인들에게 떠넘겼다.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유럽의 역사"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느 쪽도 범죄자나 집행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2004년에 발표된 책이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세력을 과시하는 오늘날의 현실에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비비안 포레스터 지음·조민영 옮김·도도서가 발행·310쪽·1만9,500원

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비비안 포레스터 지음·조민영 옮김·도도서가 발행·310쪽·1만9,5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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