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툼바, 상하이 투움바 등
‘투움바 파스타’ 유사품 잇따라
아웃백, 투움바 신제품 내놓고,
"우리가 원조" 이미지 각인 노력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투움바 파스타 신메뉴 사진. 홈페이지 캡쳐
'트러플 머쉬룸 투움바 파스타'와 '부라타 로제 투움바 파스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가 17일 전국 매장에 새롭게 선보인 메뉴다. 투움바 파스타는 2001년 아웃백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시그니처 메뉴다. 부드러운 크림 소스에 고추의 매운맛을 더한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 아웃백은 투움바 파스타 단일 라인업을 고수해왔다. 매운맛 정도에 따라 기본 투움바와 스파이시 투움바 정도가 메뉴 선택지로 제공됐을 뿐이다. 과거 투움바 리조또나 투움바 스테이크 파스타 같은 메뉴가 간간이 출시되긴 했지만 변주에 불과했다. 그런데 24년 지난 올해 들어 트러플(송로버섯), 부라타치즈 등 색다른 재료를 더한 메뉴를 내놓으며 투움바 라인업을 확장하고 공을 들이고 나선 것이다.
왼쪽은 농심이 2024년 9월 출시한 신라면 툼바. 오른쪽은 맥도날드가 2025년 2월 내놓은 ‘맥스파이시 상하이 투움바’, ‘슈비 투움바’. 각 사 제공
아웃백의 새로운 도전은 소비자에게 "투움바 원조는 아웃백"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국내에선 투움바 소스를 활용한 '미투(Me too)' 제품이 잇따라 나오는 상황. 유행의 불씨를 지핀 건 농심이 2024년 9월 선보인 신라면 툼바다. 불닭볶음면의 대항마로 내세운 이 제품은 출시 4개월 만에 2,500만 개가 팔려 나갔다. 뒤이어 한국맥도날드가 2월 햄버거에 투움바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 신제품 2종을 내놓으며 대열에 합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핫투움바 브레드(삼립), 투움바 새우피자(빽보이피자) 등 각종 먹거리 전반에 투움바 소스가 침투하고 있다. 자칫하면 투움바의 원조라는 아웃백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는 셈이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대표 메뉴 토마호크 스테이크(왼쪽)와 투움바 파스타. bhc 제공
그렇다고 아웃백 입장에서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유사품에 딱히 대응할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레시피는 법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데다 상표권 범위 또한 넓지 않아서다. 특허정보시스템(KIPRIS)에 따르면 아웃백은 2018년 2월 'toowoomba' 상표권을 출원하며 지정 상품으로 파스타, 빵, 떡 등을 적었다. 이에 다른 업체들은 'toowoomba chicken'처럼 다른 상품군에 상표권을 등록하거나 '툼바' '투움바' 등 한글 표현을 쓰는 식으로 유사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아웃백은 투움바 파스타 라인업을 확장하며 다른 업체들과의 정면 승부를 택했다.
아웃백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 내부에서는 "투움바 유행이 계속되는 시장 상황이 우리에게 나쁠 게 없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시장 저변이 넓어지면서 아웃백 투움바 파스타 매출도 덩달아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 툼바 등을 접한 소비자들이 원조를 먹어보기 위해 아웃백을 찾을 거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생크림, 파마산 치즈 등이 들어간 투움바 파스타의 풍미를 유사 제품이 100% 재현하긴 어렵다"며 "소비자가 오리지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웃백 관계자도 "다른 투움바 제품이 잘 팔린다고 아웃백 판매량이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고 했다. 실제 아웃백 투움바 파스타는 지난해에만 무려 250만 개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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