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집중 단속에도... "미얀마서 여전히 10만 명 온라인 사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집중 단속에도... "미얀마서 여전히 10만 명 온라인 사기"

입력
2025.03.19 17:00
1 0

지난달부터 국제 공조로 조직 집중 단속
납치 피해자로 여겨졌지만 '자의적 참여'

지난달 26일 미얀마 미야와디의 한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작업장에서 구출된 이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앉아 있다. 미야와디=A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미얀마 미야와디의 한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작업장에서 구출된 이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앉아 있다. 미야와디=AP 연합뉴스

동남아시아 각국이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 중국계 온라인 사기 작업장 소탕에 칼을 뽑아 들었지만 여전히 10만 명 넘는 인원이 범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태국 정부는 사기에 연루된 이들 상당수가 원치 않게 끌려온 ‘피해자’라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합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온라인 사기 범죄 소탕 작전을 총괄하는 탓차이 피타니라붓 태국 경찰청장은 전날 정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수주간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태국·미얀마 국경을 따라 수많은 사기 작업장이 가동되고 있다”며 “조직을 운영하는 범죄자 3,700명 외에 최대 10만 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태국 서부 딱주(州)와 접한 미야와디는 중국계 온라인 범죄 조직 근거지로 꼽히는 곳이다. 조직은 취업 사기 등으로 모은 인력을 감금하고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온라인 도박, 투자 사기 등에 동원했다.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폭력과 전기 고문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지난달 초부터 중국, 캄보디아 등과 협력해 미야와디를 포함한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활동하는 사기 조직 소탕에 나서고 있다.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감금됐다가 구출된 외국인들이 지난달 23일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에 마련된 건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야와디=AFP 연합뉴스

중국계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감금됐다가 구출된 외국인들이 지난달 23일 미얀마 동부 미야와디에 마련된 건물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야와디=AFP 연합뉴스

효과는 적지 않다. 국제 공조에 힘입어 지난달 이후 미얀마 사기 조직에서 일하던 외국인 약 5,200명이 풀려났다. 이 중 3,500여 명은 본국으로 송환됐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이후 이달 5일까지 온라인 범죄 신고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국경 지대에서 기승을 부리는 범죄를 뿌리 뽑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이날 태국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구출자들이 강요가 아닌 자의에 의해 범죄에 가담했다는 판단도 나왔다. 탓차이 청장은 “감금됐다 풀려나 태국으로 송환된 20개국 출신 외국인을 대상으로 초기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강제로 끌려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수는 태국을 통해 미얀마 미야와디로 몰래 입국한 뒤 일자리를 구했다”며 “이들은 사기 작업장뿐 아니라 온라인 도박 업체 등 다른 범죄에도 가담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9일 태국 딱주에서 미얀마로 향하는 국경 검문소에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가담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이 놓여 있다. 딱=AP 연합뉴스

지난 9일 태국 딱주에서 미얀마로 향하는 국경 검문소에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가담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이 놓여 있다. 딱=AP 연합뉴스

납치·인신매매를 당한 이들도 일부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미얀마 사기 조직을 찾아간 이들이 다수라는 의미다. 이는 온라인 사기 작업장에 발이 묶여있던 이들은 납치돼 원치 않게 범행에 동원된 ‘피해자’라는 기존의 관측에서 벗어난 분석이다.

사기 조직에서 구출한 이들의 국적이 다양한 만큼, 태국 정부는 각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처우를 논의할 수 있는 ‘다국적 조정 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출된 이들의 상당수는 중국인이며 나머지는 에티오피아, 케냐, 필리핀,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약 20개국 출신이다. 미얀마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는 지난 4일 한국일보에 “최근 미야와디 인근 사기 작업장에서 구출된 사람 중 한국인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