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년만의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IOC 명예위원 추대

커스티 코번트리 신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일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AP 뉴시스
커스티 코번트리(41)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이 '세계 스포츠계 대통령'이라 불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894년 IOC 설립 이후 131년만에 탄생한 최초의 여성·아프리카 출신 IOC 위원장이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 전체 97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획득, 예상과 달리 손쉽게 위원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코번트리는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수장이 됐다. 임기는 올해 6월 23일부터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다.
코번트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대회에서 배영 200m 금메달을 목에 건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1983년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태어난 그는 실내 수영장도, 온수 시설도 없던 환경에서 부모님으로부터 수영을 배웠다. 9살 때 아버지에게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겠다"고 선언한 코번트리는 본인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매일 물속에서 자신과 싸웠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당선자가 20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AFP 연합뉴스
그는 불과 16세였던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짐바브웨 수영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준결선에 진출하며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후 2001년 미국 오번대학에 입학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챔피언십에서 7개의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세 개의 메달(배영 200m 금·배영 100m 은·개인 혼영 200m 동)을 획득하며 짐바브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코번트리의 신화는 이어졌다. 그는 배영 2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배영 100m·개인 혼영 400m·개인 혼영 200m에서 은메달 3개를 추가했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스포츠 행정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2012 런던 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됐고, 2023년에는 IOC 집행위원에 오르며 세계 스포츠 대통령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코번트리는 IOC 위원장 선출 직후 총회 연설에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IOC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코번트리가 IOC 위원장으로서 맞게 될 첫 대회는 2026년 2월 열릴 예정인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다. 또 한국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도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자가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전 하계올림픽종목연합 회장과 함께 IOC 명예위원으로 추대됐다. 현재 IOC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반 전 사무총장은 해당 임기가 끝나는 6월 24일부터 IOC 명예위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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