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정신 담은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예고

"생명 존중 가치, 음식으로 구현"

서울 진관사의 사찰음식. 연합뉴스

불교 정신을 담아 사찰에서 계승해 온 '사찰음식'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찰음식은 불교 사상에 기초해 육류와 생선, 오신채(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쓰지 않은 채식이다. 승려들의 수행식과 발우공양 등도 포괄한다.

사찰음식은 국내 식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고려시대 문헌 '동국이상국집', '조계진각국사어록' 등에는 채식 만두와 산갓김치 등 사찰음식과 관련한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사찰이 두부와 메주 등 장류와 저장 음식의 주요 공급처 역할을 했다.

국가유산청은 "사찰음식은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해 고유한 음식 문화를 형성했다"며 "전통적인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