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체계 ‘아나시스’ 개량형 탑재... 전파 방해 대응ㆍ독자 작전 능력 증대
정부가 오는 7월 군 전용 통신위성 발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군이 순수 군용 통신위성을 확보하는 건 처음으로, 전파 방해(재밍) 속 작전 수행 능력이 향상될 전망이다.
1일 정부 및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군 전용위성은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인근에서 발사된다. 발사 두 달 전인 5월 발사장에 도착해 준비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전투기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택하면서 절충교역(무기 구매 시 상대방에게 기술 등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군 통신위성 1기를 제공하기로 한 록히드마틴의 약속 이행에 따른 것이다. 한국 정부가 F-35A를 구매한 뒤 록히드마틴은 비용 증가를 핑계로 정부에 비용 분담을 요청하고 사업을 중단시켰다가 방위사업청과 협의 끝에 지난해 약속 이행에 나섰다.
이 위성에는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개발한 군 위성통신체계 ‘아나시스’(ANASIS) 개량형이 탑재된다. 아나시스는 육ㆍ해ㆍ공군 합동지휘통제용 군 통신체계로, 민군 겸용 위성인 ‘무궁화 5호’를 이용해 2007년 전력화됐다. 기존 아나시스는 정보를 암호화해 도청을 막고, 초당 5,000회 이상 주파수를 바꿔 적의 전파 방해를 뚫고 음성, 문자, 영상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었다. 반경 6,000㎞ 이내 지역을 관할하고 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도 지휘통제통신이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이번에 발사할 위성에 실리는 ‘아나시스-Ⅱ’는 정보처리속도가 3배 이상 빨라졌고, 전파 방해 대응 기능을 강화했고, 통신 가능 거리도 늘렸다. 일단 ‘아나시스-Ⅱ’ 체계라고 부르고 있지만, 전력화 시점에 앞서 합동참모본부가 위성에 별칭을 붙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용 통신위성 도입으로 군은 EMP(전자기펄스)탄 등을 통한 전파 방해로부터 지휘통신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유사시 북한 지역 내 작전 수행을 할 경우 미군으로부터 미국 군사위성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 했던 종전과 달리, 한국군 독자 작전 수행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관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 내 확산이다. 위성이 유럽에 있는 에어버스방산우주에서 조립돼 미국 내 기지로 옮겨지기 때문에 검역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번 발사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는 위성 특성상 미국 내 반입 후 준비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점검을 위해 발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