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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만6,000원·빙수 10만 원… 비싸지만, 아침부터 문전성시인 이유

2024.09.07 17:00
5일 오전 10시 10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부터 대로를 따라 이어진 명품거리는 이른 아침이라 인적이 뜸했다. 반면 5분 정도 걷자 나온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분위기는 한적하지 않았다. 오픈 시간 10시 30분을 앞두고 10여 명이 벌써부터 문을 열길 기다리고 있었다. 2019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바샤커피는 전 세계 24개 매장만 두는 고급 브랜드 전략을 펴고 있다.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 궁전 내에 있던 커피룸을 본뜬 맛과 인테리어를 앞세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바샤커피 국내 유통권을 확보한 후 지난달 1일부터 오프라인 매장 청담점을 운영 중이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역시 가격. 200개가 넘는 원두를 매장에서 즐기기 위한 가격은 대부분 1만6,000원 선으로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보다 비싸다. 무려 48만 원짜리도 있다. 하지만 주말은 물론 기자가 찾은 평일에도 아침부터 문전성시다. 대기 줄에 있던 A씨는 "싱가포르에서 처음 접했을 때 특유의 향이 좋았던 바샤커피를 한국에서도 마실 수 있다는 소식에 찾았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 B씨는 "테이크아웃(포장) 전문인 홍콩 매장과 달리 이곳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식사 메뉴도 있어 방문했다"며 "바샤커피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 가이드 추천 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원두, 포장 커피를 판매하는 1층을 지나 커피, 식사, 와인을 즐길 수 있는 2층 커피룸에 앉자 말끔하게 넥타이까지 갖춰 양복을 입은 직원이 다가왔다. 그는 산도, 묵직함에 대한 취향을 물은 뒤 알맞은 원두를 제시했다. 이 직원은 입구가 얇고 기다린 금색 주전자에 담아온 커피를 소믈리에가 와인 따르듯 한 손을 뒷짐 진 채 찻잔 크기의 커피잔으로 부었다. 주전자엔 네 잔 정도 양이 들어 있었고 알맹이가 죽염보다 살짝 큰 설탕 '크리스털슈거', 프랑스식 휘핑크림 '샹티엘 크림', 시럽도 함께 나왔다. 맞춤형 커피 추천과 이 상차림을 접한 C씨는 "처음엔 비싸다고 느꼈는데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곳보다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바샤커피 말고 더 있다. 여름철마다 고객을 끌어모으는 호텔 망고빙수가 한 예다. 4월 말부터 8월까지 10만2,000원짜리 애플망고빙수를 판 서울신라호텔을 보면 주말 기준 1, 2시간 대기는 기본이었다. 호텔 로비에 애플망고빙수 손님이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둘 정도였다. 신라호텔은 가장 맛있는 망고를 내놓기 위해 수입산 대신 국내산을 쓴다. 채 익지 않은 상태에서 딴 수입산 망고보다 알맞게 성숙했을 때 수확하는 국내산의 맛이 뛰어나서다. 신라호텔에서 따로 만든 우유 얼음, 팥도 빙수의 맛을 더했다. 신라호텔은 애플망고빙수 흥행을 이어갈 다음 상품으로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를 선보인다. 이처럼 소비자가 비싼 커피·빙수에 지갑을 기꺼이 여는 건 바샤커피, 신라호텔이 제공하는 분위기·서비스 등 '경험'까지 가격에 포함해 보기 때문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땐 나를 위한 소비로 명품 가방 등을 산다"며 "그런데 요즘 같은 불경기엔 이런 소비가 디저트 등 먹거리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한국에 초희소질환 치료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된 건 신약 허가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시범사업이 시작된 덕분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말 품목허가를 결정한 '빌베이' 개발사인 프랑스 기업 입센의 엔버 에르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입센코리아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아시아 첫 빌베이 도입국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건겅보험 등재를 위한 약값 협상에 속도를 내 한국 환자들이 되도록 빨리 빌베이를 처방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빌베이는 지난해 10월 보건당국의 '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대상 약제로 선정된 뒤 10개월간 심사를 거쳐 8월 23일 식약처의 최종 허가를 받았다. 이 시범사업은 신약 허가까지 가는 데 거치는 여러 단계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단계별 안전성·유효성 심사 결과를 공유하는 신속심사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수년 이상 걸리는 허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입센은 빌베이를 개발한 미국 바이오기업 알비레오를 인수해 2021년 미국과 유럽에 먼저 빌베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에르칸 대표는 "한국에 이어 호주, 일본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최근 빌베이 도입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빌베이 처방이 허가된 병은 '진행성 가족성 간 내 담즙정체증(PFIC·피픽)'이다. 유전적 문제 때문에 영아 시기에 간에서 담즙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병으로, 희소질환 중에서도 환자가 더 드문 초희소질환으로 분류된다. 에르칸 대표는 "세계적으로 1,000여 명의 피픽 환자에게 빌베이가 처방되고 있다"며 "아예 치료제가 없던 과거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공"이라고 말했다. 1929년 설립 이후 현재 150개국에 진출한 입센은 희소질환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치는 재단을 별도로 운영할 만큼 희소질환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도 세계 희소질환 환자의 90%가 약이 없어 고통받는다. 소수의 환자를 위해서라도 계속 약이 개발되려면 경제성 평가보다는 환자를 돕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에르칸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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