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반려동물 사료업체가 유기동물 보호소에 3만 8,000캔이 넘는 사료를 기부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사실이 보도(▶기사보기 사료회사로부터 통큰 기부 받은 美 유기견 보호소)된 바 있다. 하지만 꼭 많은 양을 기부하지 않더라도 동물을 도울 수 있다. 적은 양이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유기동물 보호소에 닥친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아침 미국 뉴햄프셔의 동물구조연맹(Animal Rescue League of New Hampshire)이 운영하는 보호소 직원은 누군가 사료 보관 창고에 있던 사료를 훔쳐간 사실을 발견했다. 도둑은 사료 보관 창고로 통하는 철조망을 뚫고 침입했으며, 새끼고양이용 작은 사료 한 봉지만 두고 창고 안에 있던 모든 사료를 가져갔다.
보호소 대표인 모니카 줄로프에 따르면 도둑맞은 사료는 65포대로 약 700달러(한화 약 82만원)에 달하는 양이었다. 재정적으로 반려동물의 사료를 마련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돕기 위해 모은 것이었다고 한다.
보호소 담당자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사건 당시 찍힌 보안 영상과 사료를 도둑 맞은 사실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소식을 접한 뉴햄프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지방 언론 매체가 사건을 보도하기도 전에 보호소의 주차장에는 사료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의 차로 가득 찼다. 고양이 간식이 든 작은 가방을 품에 안은 아이부터 사료 포대를 한 가득 가져오는 가족들까지 보호소를 돕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 결과 보호소에서 기부 받은 사료양은 전에 보관하던 양의 10배에 달했고, 계속해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사료를 기부하기 위해 보호소에 방문하면서 보호 중인 동물들의 입양 문의도 늘었다.
보호소는 새로 기부 받은 사료들을 다른 보호소와 필요한 기관에 나누어 줄 예정이다.
한편 도둑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다만 보호소 관계자에 따르면 어떤 남성이 지방의 한 상점 앞에서 사료를 팔려고 시도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보아, 사료를 되팔기 위해 훔쳐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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