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과금 정책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초창기 온라인게임과 함께 PC방 사업을 키운 게임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리마스터 버전 또한 PC방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요. 그리고 지금은 PC방 요금의 일부가 게임사에 돌아가는 모델도 당연해진 시대입니다. 그런데 인문협은 왜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거부한 것일까요?
인문협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의 어떤 부분을 문제 삼은 걸까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둘러싼 논란 그리고 이에 대한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영록 기자
# 논란의 시작,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발표 스타크래프트:>
지난달 30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적용한다고 알렸습니다.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는 유저가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PC방에서 그 게임을 자유롭게 즐기고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디아블로3>를 구매하지 않은 유저가 게임을 하고 싶을 때 PC방에서 <디아블로3>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것도 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덕이죠. 물론 PC방 사업주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게임사에 돈을 지불해야 하고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엔 게임을 구매하지 않아도 PC방에서 게임 할 수 있는 권한, 그리고 추가 경험치와 PC방 전용 리더보드, 게임 출시 15일 전부터 플레이 가능 등의 혜택이 포함돼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소개한 뒤, 이 상품이 유저의 게임 구매 여부와 상관 없이 우선 적용된다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일 인문협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에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처럼 유저가 게임을 구매했더라도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우선 적용되는 상품은 공정거래 환경을 해친다'고 건의까지 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은 “면밀히 검토 후 결과를 공지하겠다”고 답변했고요.
# 인문협 “프리미엄 서비스 우선 적용은 ‘이중과금’이다.”
이중과금. 인문협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비판하는 논리입니다.
인문협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구매한 유저가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프리미엄 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은 명백한 이중과금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이미 구매한 유저도 PC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가 강제 적용돼 추가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중과금이라는 논리입니다.
인문협은 블리자드에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모델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 PC방 전용 서비스도 지원되는데도 이중과금일까?
이러한 인문협의 입장이 알려지자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습니다. 구매 유저에게 플레이 권한과 PC방 전용 혜택이 '함께' 주어지는 것을 이중과금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주장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에는 게임을 구매하지 않은 유저가 플레이할 수 있는 권한 외에도 경험치 보너스, PC방 전용 리더보드, 출시 15일 전 플레이 가능 등의 혜택이 포함돼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구매자에게도 경험치 보너스나 PC방 전용 리더보드 등의 혜택이 추가로 주어지니 이중과금이 아니라는 논리죠.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게임 플레이 권한’에만 한정 된 것이 아니라 부가 혜택에 플레이 권한이 더해진 형태라는 주장이죠.
참고로 이 모델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외에도, <던전앤파이터>나 <블레이드&소울> 에도 적용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례들을 거론하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는 이중과금이라 하기 힘들며 설사 이중과금이라 할지라도 인문협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만 이의를 제기한 까닭이 무엇이냐고 되레 반문합니다.
# 진짜 원인은 '패키지 게임의 정액 과금' 이슈
사실, PC방과 블리자드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와 <오버워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발표 때도 이번과 비슷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런 논란은 블리자드가 자사의 패키지게임에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정책을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PC방은 기존에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와 <디아블로2>의 패키지만 한 번 사두면 이후 별다른 추가 비용 없이 유저들에게 게임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블리자드에는 패키지 판매 외에 별도의 B2B 상품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부터 패키지게임에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패키지만 사 놓으면 추가비용 없이 팔 수 있었던 게임이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부터는 유저들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긴 만큼 블리자드에 돈을 지불하는 게임이 된 것이죠.
그 동안 내지 않았던 비용을 내게 된 PC방은 이런 사례가 생길 때마다 계속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PC방협동조합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때 '유저는 패키지 구매만으로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데 PC방만 별도의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패키지 게임의 기존 유료 모델을 바꿔 강제로 정량제를 적용 시키는 게 이기적인 과금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고요.
인문협은 <오버워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발표될 당시 블리자드에 <오버워치> 구매 유저에게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과금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시정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인문협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정책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앞선 사례들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PC방 vs 블리자드, 앞으로의 양상은?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둘러싼 인문협과 블리자드의 갈등은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먼저 앞서 얘기한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와 <오버워치>의 사례부터 살펴보죠.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발표 초기에는 PC방 혜택으로 '게임을 구매하지 않았어도 플레이 가능'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PC방 업계에서는 패키지게임이 온라인게임처럼 정량제 상품을 판다는 것, 그리고 PC방 전용 혜택이 없다는 것에 크게 반발했죠.
블리자드는 이 주장 중 일부를 받아들여,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의 정량제 모델은 유지하되 추가로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경험치 보너스 등을 얻을 수 있도록 혜택을 추가했습니다.
<오버워치> 때도 비슷합니다. <오버워치> PC방 프리미엄서비스가 발표되자, 인문협은 <오버워치> 라이센스 보유자에게 PC방 프리미엄서비스 과금하지 않도록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이후 인문협과 블리자드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려진 바는 없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버워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정책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미루어봤을 때 인문협이 진정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이중과금'이라 생각해 반발했으리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자리를 점하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이 크죠.
이번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PC방 과금 정책에 대한 인문협의 성명서 발표 후 블리자드는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이 블리자드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도 "특별히 할 말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죠.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참고해보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혜택’을 강화하거나, 기존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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