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 직장인 김정원(26)씨는 올 여름 들어 복합쇼핑몰이나 카페를 찾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집 안에 있기 힘들 정도의 폭염으로 집보다는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 공간이 한결 낫다는 생각에서다. 김 씨는 "영화관, 대형마트, 식당 등이 함께 입점해있는 복합쇼핑몰은 이동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문화생활, 쇼핑, 외식을 해결할 수 있어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며 "전기요금 걱정으로 에어컨도 마음껏 켜지 못하느니 가까운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지친 사람들이 시원한 에어컨을 찾아 실내로 몰리면서 백화점, 영화관, 카페 등이 특수를 맞았다.
보통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더위와 추위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만 올 여름 폭염은 이례적이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영화관 등의 소비를 오히려 늘렸다.
■ 몰링족(Malling族) 잡은 백화점·복합쇼핑몰, 매출도 '쑥'
대표적인 폭염 수혜자로 꼽히는 곳은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이다.
외식과 여가를 쇼핑몰에서 한 번에 해결하는 이른바 '몰링족'이 이곳으로 도심피서를 오면서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1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주(7월28일~8월9일)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가전제품 매출이 24.5%로 가장 많이 늘었고, 식당 매출도 14.2%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바캉스 시즌인 7월23일~8월7일까지 매출 신장률이 4.2%로 지난 여름정기세일(3.1%)보다 높았다.
▲ 불볕더위가 계속된 14일 부산 해운대구 소재 신세계센텀시티몰의 대형 서점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하거나 쇼핑을 하며 연휴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백화점은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인 7월23일~8월7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특히 무더위에 에어컨 등 가전 매출이 41.8% 늘어났으며,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서머푸드 페스티벌'로 집객에 성공하면서 식당 매출도 25.3% 증가했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는 지난 14일 백화점 방문객 수가 11만3,000여명으로, 지난 5년 사이 하루 방문객 최고기록을 세웠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도 북적였다.
▲ 잠실 롯데월드몰을 방문한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롯데물산
이번 달 1~17일 잠실 롯데월드몰의 일 평균 방문객 수는 약 11만2,000여명으로 직전 동일기간 대비(7월 15일~31일) 1만2,000여명 증가했다. 주말의 경우에도 14만~15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유입이 크게 늘었다.
코엑스몰도 방학 및 휴가철로 인해 영화관과 수족관 등을 찾는 가족고객들이 늘면서 방문객 수와 매출이 늘었다. 코엑스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코엑스몰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했으며 전체 매장 매출도 약 12% 늘어났다. 식음료 매장 매출은 약 20%, 패션 및 뷰티 매장 매출도 약 8% 증가했다.
■ 올빼미족 덕에 영화관도, 카페도 함박웃음
열대야에 심야 상영 관객들이 늘면서 영화관도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이번 달 1~7일 오후 9시 이후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은 44만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가량 늘었다. CJ CGV가 지난달 19일부터 7일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오후 10시 이후 좌석 점유율은 27.7%로 지난해 같은 기간(24.4%)보다 3.3%포인트 증가했다.
커피전문점들도 폭염 덕분에 판매량이 늘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아이스커피 판매량이 직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아티제 역시 8월 첫째 주 총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가량 늘었다.
▲ 커피전문점 탐앤탐스를 방문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사진=탐앤탐스
특히 24시간 문을 여는 커피전문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야성을 이룬다. 탐앤탐스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최근 2주간 24시간 매장의 심야시간(밤 10시~익일 새벽 6시) 매출이 직전 동기 대비 약 7% 상승했다. 특히 새벽 3~4시 매출은 11% 이상 증가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심야시간 매출의 경우 최근 한달을 기준으로 잡으면 전월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